6월 이후 첫 자금 유출, 미국 우량 회사채로 밀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하이일드 본드 펀드에서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자금이 순유출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에너지 섹터를 중심으로 정크본드에서 자금을 상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바레인 유전 <출처 = AP/뉴시스> |
5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한 주 사이 하이일드 본드 펀드에서 19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첫 유출인 동시에 7주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또 연초 이후 정크본드 펀드의 자금 유입액이 1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국제 유가가 연중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베어마켓에 진입,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 압박을 받은 데 따른 파장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 휘발유 재고가 20년래 최고치로 늘어난 데다 주요 산유국의 생산이 늘어나면서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가 크게 고조된 상황이다.
유가 하락이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 열기를 꺾어놓지 못했지만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강타, 에너지 섹터의 비중이 높은 하이일드 본드의 매도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원유 탐사 그룹인 머피 오일과 시추 업체 로완 컴퍼니스, 석유가스 서비스 업체인 웨더포드 인터내셔널 등 에너지 업계의 회사채 가격이 최근 2주 사이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마크 부샬로 매닝 앤 나피어 이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지난 18개월 사이 유가와 하이일드 본드 가격이 강한 동조 현상을 보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두 가지 지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다만 정크본드 가격 하락이 지난 1~2월에 비해 완만한 것은 투자 심리가 연초에 비해 개선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이 에너지 섹터를 중심으로 하이일드 본드 가격 하락을 부추겼지만 투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편 지난 한 주 사이 미국 우량등급 회사채 관련 펀드로는 7억35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돼 전주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사자’를 기록했다.
신흥국 채권 펀드 역시 같은 기간 21억달러에 달하는 자금 유입을 기록했고, 유럽 주식 펀드에서는 39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