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인들 남은 물건 처리용…휘발유 발전기로 전기 공급
[뉴스핌=이영태 기자] 함경북도 등 북·중 국경지방에 24시간 문을 여는 편의점과 비슷한 형태의 '소매점'이 등장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9일 보도했다.
북한에 자정까지 영업하는 편의점 형태의 '연쇄상점'이 등장했다. 사진에 등장한 '황금벌상점'은 식료품과 각종 일용품을 판매하며 아침 6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을 한다.<사진=RFA> |
함경북도를 오가는 중국 상인 이모 씨는 RFA에 "함경북도 무산과 회령 등지에 샤오마이뗀, 즉 소매점이 많아지고 있다"며 "중국 돈 2만위안(약 333만원) 정도 밑천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는 소규모 창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소매점은 처음에 중국 상인들이 (팔고) 남은 물건을 처리하기 위해 차려놓은 것인데, 지금은 편의점으로 정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RFA는 "북한에서 장사하는 중국 상인들은 도강증에 찍힌 대로 머물다가 중국으로 귀국해야 하는데, 이때 남은 물건을 소매점에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과거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 북한 역전과 골목 등에 무질서하게 난립했던 구멍가게와 달리 이 소매점은 한국의 '패밀리 마트'와 같은 편의점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북한 소매점은 술과 담배, 육류 등 식료품과 머리 빈침, 손톱 깎개 같은 생필품도 진열해놓고 팔고 있다. 국경을 중심으로 소매점이 번성하자 나선과 함흥, 평양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40대 탈북 여성은 "무산군에 이러한 소매점이 5군데나 있다"며 "어떤 곳은 24시간 문을 여는 곳도 있다"고 소개했다.
소매점에는 대형 냉장고도 설치됐다. 이에 필요한 전기는 휘발유 발전기를 돌려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탈북 여성은 "소매점들이 국가기관에 매달 인민폐(런민비) 300위안 정도를 바친다"며 "이 외에 보위원이나 보안원들에게도 정상적으로 뇌물을 줘야 한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이 소매점은 중국인들을 통해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보위부나 보안성과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며 "하지만 어떤 보안원들은 툭하면 외상으로 물건을 가져가고 갚지 않아 상인들 속에서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