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증가-벤츠·BMW 독주 전망 분분…국산차도 폭스바겐 빈자리 ‘호시탐탐’
르노삼성차, 티구안 정조준 QM6 마케팅 가동
[뉴스핌=김기락 기자] 아우디·폭스바겐 국내 판매 정지에 따라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 중 어느 쪽이 ‘반사이익’을 보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 비중이 높은 만큼,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아우디·폭스바겐 불법 서류 조작한 32개 차종(80개 모델)에 대한 환경부의 인증 취소 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국내 판매가 정지됐다.
이에 따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그동안 판매해온 티구안, 골프, A6 등 주요 모델은 당장 이달부터 판매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폭스바겐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인 ‘디젤게이트’에 이어 ‘인증게이트’까지 겹친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 결과, 올들어 7월까지 국내 수입장 시장은 14만539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세를 보였다. 독일차 판매 비중이 12% 줄었고, 미국차는 3.6% 빠졌다. 반면, 일본차는 14% 늘며 대조를 보였다.
일본차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낸 브랜드는 렉서스다. 올해 7월까지 렉서스는 5230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했다. 이로서 수입차 판매 순위 5위까지 치고 올랐다. 같은 기간 토요타는 4959대로, 12% 늘었다. 닛산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31% 오른 2111대, 혼다도 3524대 판매해 24%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 수입차 시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판매량이 늘었다는 점이다. 폭스바겐은 올해 7월까지 1만2888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0.4% 쪼그라들었다. 아우디도 15.2% 줄어든 1만4562대에 그쳤다. 7월 한달 동안 폭스바겐은 425대 팔려 85.8% 주저앉았고, 아우디는 1504대 판매해 반토막났다.
이 때문에 수입차 시장만 본다면, 아우디·폭스바겐 판매량 감소분을 일본차가 흡수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앞으로 핵심은 이 같은 흐름이 더 짙어지느냐다. 폭스바겐 반사이익을 본 일본차 브랜드가 성장세를 가속시킬지, 국내 수입차 양대 축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시장 공세력을 한층 더 강화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치상으로 보면 일본차, 특히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보유한 렉서스와 토요타가 폭스바겐과 아우디 반사이익을 봤다”며 “판매 가격 3000만~4000만원대 차량 구입을 고려한 일부 소비자가 일본차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입차 관계자는 “아우디 소비자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만큼, 두 브랜드의 시장 장악력이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진단은 올해 7월까지 베스트셀링 수입차 순위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1위부터 10위까지 국가별 모델은 독일차가 7종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티구안, 벤츠 E 클래스, BMW 5 시리즈 등 ‘볼륨’ 모델이 수입차 시장 판도를 좌우해왔다. 일본차와 미국차, 영국차는 각각 1종씩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국산차 업계에서는 티구안과 골프 등 소비자가 국산차로도 이동할 것이란 기대를 보이고 있다. 티구안과 골프의 대체할 수 있는 국산차라면, 수요 이동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 업체도 아우디·폭스바겐의 ‘빈자리’를 노리는 게 사실”이라며 “골프와 경쟁해 온 i30가 내달 출시되고 르노삼성자동차의 신형 SUV인 QM6가 티구안 대신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두 차종은 내달 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와 르노삼성차는 서로 엇갈린 시각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i30는 글로벌 시장에서 골프와 좋은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는 골프 소비자가 신형 i30로 어느 정도 올 수 있겠지만, 해치백 형태 판매 비중이 낮은 탓에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QM6는 르노닛산그룹에서 개발 단계부터 티구안을 정조준하고 만든 전략 모델”이라며 “글로벌 뿐만 아니라 내수 시장에서 티구안을 직접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곧 가동할 것”이라며 티구안 대체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