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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싸우자 귀신아' 권율 "주혜성도 따지면 피해자죠"

기사입력 : 2016년09월07일 09:36

최종수정 : 2016년09월08일 16:27

[뉴스핌=글 최원진 기자·사진 이형석 사진기자] 악귀 한 번 단단히 씌었다. 위험에 빠진 유기견 한 마리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다정한 수의사이자 뭇 여대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달콤한 수의학 교수 주혜성. 하지만 악귀가 그를 지배하는 순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 여럿을 죽인다. 악귀에 사로잡힌 의사의 연쇄살인이라니, 어째 섬뜩하다.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싸우자 귀신아'는 동명 웹툰을 모티브로 했다. 악귀와 퇴마, 연쇄살인 등 현실과 한참 동떨어진 소재를 다룬 퇴마 어드벤처 로맨스다 보니, 주혜성을 연기하기 앞서 권율(34)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웹툰이 나온 시대랑 지금은 다르고,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트렌드에서 벗어난 소재라 처음엔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다행히 좋은 반응이 많았어요. 마지막회에서 주혜성이 참회하고 잘못을 뉘우치잖아요. 1~15회까지 악행이란 악행은 다 저질렀는데 마지막에 뉘우친다고 시청자들이 공감을 느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죠. 어릴 적 혜성의 트라우마에 함께 아파해주시더라고요. 시청자들과 소통에서 중요한 건 캐릭터가 아니라 제 연기인 걸 알았어요. 이번 작품을 계기로 판타지 장르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죠."

작품 초반, 그러니까 1~4회에서는 박봉팔(옥택연)과 김현지(김소현)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나오면서 주혜성은 중간에 잠깐 등장했다. 그래서 더욱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려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어두운 동물병원 사무실에서 입꼬리를 올리며 처음으로 냉혈한 주혜성이 등장한 대목은 시청자들로부터 "무섭다"란 호응을 얻었다.

"주혜성이 차가운 눈빛으로 째려보고 빠지는 장면에서 '어떻게 째려봐야 긴장감을 조성하되 과하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눈동자를 움직이는 방향부터, 눈을 뜨는 속도, 고개를 들지 돌릴지 등 디테일하게 감독님과 상의하고 연습했죠. 이렇게 고민하는데도 편집된 장면을 보면 뭔가 아쉽더라고요. 일테면 15회에 명철스님(김상호)이 휘두른 칼에 두 발짝만 봉팔과 현지 쪽으로 뒷걸음질쳤다면 더 큰 긴장감을 줬겠다 싶었죠. 행동 하나, 표정 하나가 시청자들에 큰 차이로 와 닿으니 그럴 수밖에요."

박준화 PD와 권율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권율은 박준화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시즌2'에서 훈훈한 외모의 공무원 이상우 역을 맡은 바 있다. 그는 박 감독이 이번 작품에 자신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선한 외모의 의사가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면 섬뜩함과 긴장감이 배가 되는 시너지 효과 때문이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권율과 박 PD의 관계는 단순히 배우와 감독을 넘어 서로를 무한 신뢰하는 사이다.

"이번 작품을 택한 이유요? 맞아요. 박PD죠.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합리적인 신 구성을 잘하는 분이에요. 얘기도 정말 잘 통하고요. 저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고 작품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는 사람이에요. 주혜성이 마지막에 뉘우치고 친엄마를 만나는 장면도 제 아이디어였어요. 혜성이 엄마를 똑바로 마주보고 앞으로 나가길 원하는 마음에서 생각해낸 장면이었죠. 의견교환이 자유롭고 진지한 감독과 작업은 항상 즐거워요. 다른 작품에 또 불러준다면 기꺼이 할 거예요."

권율은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험심이 가득한 배우다. 잘하는 연기보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드는 분야에 몸을 내던지는 편이다. ‘싸우자 귀신아’에서 러브라인이 없는 악역을 맡아 아쉬웠던지 권율은 “상대방 여배우에 상관없이 정통 로맨스물을 해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거렸다. 영화 ‘사냥’에선 탐욕으로 점차 변해가는 맹준호를, 이번 작품에선 무자비한 살인을 저지르는 주혜성으로 악행의 끝을 보여줬다. 이제는 악역이 질릴 만도 한데, 여전히 나쁜 짓이 고프다.

“‘사냥’에선 그냥 악인이었고, 주혜성은 사연이 있는 악역이죠. 새로운 극한의 얼굴을 보여줬을 때 ‘기대해볼 만하다’란 대중의 반응이 오면 짜릿하고 감사해요. 기회가 온다면 주혜성과 또 다른 악역을 보여주고 싶죠. 뭣보다 ‘시그널’ 같은 장르물이 당겨요. 느와르 역시 안 해봤던 장르라 끌리고요. 전 연기생활에 ‘한계’란 선을 긋고 싶지 않아요. 어떤 역할이든 잘 해내고 싶죠. 함께 느와르물을 작업하고 싶은 분은 김은희 작가에요. 팬이거든요. 안 그래도 ‘무한상사’에 출연하고 싶었는데 연락이 없었어요.(웃음)”

권율은 ‘싸우자 귀신아’ 주혜성이 극 중에서 단순히 서스펜스를 담당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비록 주혜성은 연쇄살인범이지만 동시에 가정폭력의 피해자이자 사회에서 소외된 우리 이웃이기도 하다.

"주혜성은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어떻게 보면 똑같은 피해자라고 봐요. 사회적으로 소외받은 아이가 한 순간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가여운 삶을 살게 된 거죠. 우리 주변에도 주혜성처럼 소외받고 아픔이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당연히 우리도 따뜻한 눈길로 그들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최근 부쩍 숨 돌릴 틈 없이 달려온 권율. 2007년 데뷔작 ‘달려라 고등어’를 스타트로 ‘비스티 보이즈’ ‘브레인’ ‘범죄와의 전쟁’ ‘피에타’ ‘내 딸 서영이’ ‘명량’ ‘식샤를 합시다 시즌2’ ‘한 번 더 해피엔딩’ 등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갔다. 그야말로 종횡무진. 하지만 올 하반기에 그를 만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쉼없이 달려온 권율은 올 하반기 계획표에 휴(休) 자를 찍었다. 

“하반기엔 쉬면서 운동 좀 해보려고요. 그동안 못 했던 문화생활이나 여행도 해보고 싶어요. 저 스스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네요. 이만하면 그럴 자격 충분하지 않나요? 하하.”

“조진웅 선배에 감사…밥 한 끼 사드려야죠!”

권율은 지난달 31일 방송한 KBS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에서 시종일관 조진웅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조진웅이 영화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을 “버릇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내가 장난을 많이 쳤고 조진웅도 귀엽게 받아줘서 그런 말을 한 듯하다”며 “실제 예의가 바른 사람이다. 조진웅이 그렇게 말한 연유를 알겠다. 나의 개그에 여자들이 재미있어하니까 버릇없는 사람으로 본 듯 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권율은 “자칫 오해 살 만한 말”이라며 다시 한 번 조진웅이 했던 말에 대해 설명했다.

“제작발표회 때 선배가 분위기를 띄운다고 저에 대해 그렇게 말 한 거예요. 평소에도 워낙 장난을 주고받을만큼 친해서 편하게 그런 말을 한 거 같아요. 말 그대로 농담이죠. 추석 때 한 번 인사하러 찾아갈 거예요. 밥 한 끼 대접 하고 싶네요. 이걸로 기사 제목 뽑아주시면 안 될까요?(웃음)”

권율은 자칭 다큐멘터리 덕후다. 예능프로그램보다 자기 그대로를 보여줄 여행 다큐멘터리를 하고 싶다. 공공연히 KBS ‘한국인의 밥상’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 공놀이 또한 즐기는 그는 집에서 축구 생중계를 보는 게 낙이다. 

“다큐멘터리를 정말 좋아해요. ‘다큐멘터리 3일’ ‘한국인의 밥상’ ‘걸어서 세계 속으로’ ‘이웃집 찰스’ 같은 거요. 다른 사람의 삶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경험할 수 있어 정말 매력적이죠. 공놀이 덕후이기도 해요. 축구, 야구, 농구, 배구공으로 하는 스포츠라면 다 좋아요. 주요 경기 시간엔 약속도 안 잡는 걸요? 집에서 파자마 입고 맥주 한 캔에 경기를 보는 게 낙이에요. 세계적으로 동시에 생중계되는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짜릿해요. 재방송이 없는 스포츠 생중계, 재밌지 않나요?”

[뉴스핌 Newspim] 글 최원진 기자(wonjc6@newspim.com)·사진 이형석 사진기자(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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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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