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의 실망감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자들 사이에서도 매파 발언이 나오면서 유럽 주요국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유로존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통하는 독일의 경제 지표 악화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런던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9일(현지시각) 스톡스 유럽 600 지수가 3.80포인트(1.09%) 떨어진 345.52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 역시 101.85포인트(0.95%) 내린 1만573.44를 나타냈다.
영국 FTSE100 지수가 81.75포인트(1.19%) 급락하며 6776.95에 거래를 마쳤고, 프랑스 CAC40 지수 역시 50.80포인트(1.12%) 하락한 4491.40에 마감했다.
전날 예상밖의 ECB 회의 결과에 이어 연준의 비둘기파로 꼽히는 에릭 로젠그렌 보스톤 연방은행 총재의 금리 인상 발언이 투자자들의 ‘팔자’를 부추겼다.
지난 수년간 초저금리 정책을 통한 고용 창출을 강조했던 로젠그렌 총재는 이날 메사추세츠에서 가진 연설에서 금리 인상 보류에 따른 리스크가 날로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더라도 미국 경제 회복을 해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한편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연시킬 경우 오히려 경기 회복을 늦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ECB가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기준 완화를 제시하지 않은 데 따라 중앙은행의 카드가 바닥을 드러냈다는 의견이 제시된 가운데 이날 연준의 매파 발언이 유럽 증시가 충격을 가했다.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독일의 7월 수출이 2.6% 감소한 것으로 집계, 앞서 제조업 지표 악화에 이어 유로존 최대 경제국의 실물경기 한파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한편 이날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0% 선을 뚫고 올라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ECB의 회의 결과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유로존 국채시장에 ‘팔자’가 확산된 결과다.
이날 장중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02%까지 오른 뒤 0.01%에서 거래를 마쳤다. 독일 벤치마크 수익률이 이른바 ‘서브 제로’를 탈피한 것은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처음이다.
라디카 라오 DBS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ECB가 전날 기존의 통화정책을 유지했다고 해서 부양책 확대가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에게 실망이었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독일 코메르츠 방크가 사업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강보합을 나타냈고, 이탈리아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는 파브리지오 비올라 은행자 사임 소식에 1%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제약주 노보 노르디스크는 JP모간이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데 따라 전날보다 2% 이상 급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