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국채 수익률 동반 상승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경계감이 번지면서 뉴욕증시가 장 초반부터 가파르게 떨어졌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이 예측하는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이 30%를 밑도는 수준이지만 연준 정책자들의 매파 발언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의 예상 밖 회의 결과에 이어 선진국 중앙은행이 주식부터 채권, 외환까지 금융시장을 한 차례 흔들어 놓았다.
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94.46포인트(2.13%) 급락한 1만8085.45에 마감했고, S&P500 지수 역시 53.49포인트(2.45%) 떨어지며 2127.81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133.58포인트(2.54%) 내린 5125.91을 나타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톤 연방은행 총재의 금리인상 발언이 주식시장에 강한 충격을 가했다. 이후 일부 연준 이사들이 상이한 입장을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은 커다란 혼란을 나타냈다.
이날 메사추세츠에서 가진 연설에서 로젠그렌 총재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 회복을 해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통화정책 정상화의 지연이 오히려 회복을 더디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인상을 지연시킨 데 따른 리스크가 크게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아 댈러스 연방은행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가 금리 인상 여건이 강화됐다고 판단한 한편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다니엘 타룰로 이사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연준 정책자들의 의견이 엇갈리자 월가 트레이더들은 혼란스럽다는 불만을 털어놓는 한편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달러 인덱스가 0.4% 가량 상승했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68%까지 치솟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두드러졌다.
아트 호간 분더리히 증권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연준의 의지가 강하게 엿보인다”며 “투자자들은 시기를 가늠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트 피트 캐피탈의 킴 포레스트 애널리스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표결권을 가진 정책자가 매파 발언을 내놓으면서 증시에 충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이날 증시 급락이 본격적인 조정의 시작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처크 셀프 아이섹터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업종 전반에 걸쳐 급락 양상이 뚜렷하다”며 “추세적인 조정의 신호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정책 행보를 둘러싼 혼란은 다음주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에서 연설을 가질 예정이며, 투자자들은 이 자리에서 또 한 차례 매파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섹터별로는 아이셰어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상장지수펀드(ETF)가 2% 이상 급락했고, 국제 유가가 3.7% 급락한 데 따라 에너지 업종도 하락 압박에 시달렸다.
애플은 전날 아이폰7의 판매 첫 주 실적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1% 이상 내림세를 나타냈고, 제너럴 모터스(GM)는 에어백 결함으로 400만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하기로 하면서 3.9% 급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