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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고산자, 대동여지도' 강우석 "감독은 잡식이어야죠"

기사입력 : 2016년09월12일 17:27

최종수정 : 2016년09월12일 17:27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박범신의 ‘고산자’를 찍지 마라. 강우석의 ‘고산자’를 찍어라.” 강우석 감독(56)이 고민 끝에 소설 ‘고산자’를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원작자인 박범신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눈물과 웃음, 감동과 해학, 그리고 아름다움이 깃든 강우석 표 김정호 이야기는 그렇게 탄생했다. 

강우석 감독의 스무 번째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지난 7일 베일을 벗었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와 김정호의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에게 돌려주고자 했던 김정호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 강우석 감독은 널리 알려진 김정호의 삶을 더듬으며 다양한 시선으로 그를 재조명, 김정호를 지도에 미친 예술가, 딸을 둔 아비, 권력층과 충돌하는 힘없는 백성으로 묘사했다. 

“쉽게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틀어버리면 더 복잡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가족들이 편하게 보면서 그의 업적과 대동여지도가 왜 가치가 있는지 정확하게 전달하자는 생각이었죠. 김정호가 백성들에게 지도를 나눠주려고 했던 이유 등이 선명하게 나오면 자극을 주지 않아도 감성을 건드릴 수 있다고 봤어요. 조금 더 세게 가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고문, 구타 등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없었고 수위도 낮춰서 찍었어요. 내가 내 입으로 ‘가족 영화’라고 처음 선언해서(웃음). 물론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다가 자칫 너무 얇은 영화가 나올까 봐 마음고생도 했죠. 근데 사람 사는 이야기, 아버지와 딸, 흠모하는 연인, 작업 조수와 티격태격하는 과정 등의 내용이 있으니까 절대 얇은 영화는 아닐 거라고 확신했어요.”

반면 박범신 작가가 특별히 요청한 것도 있었다. 자신이 활자로는 담지 못한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스크린에 펼쳐달라는 것. 강우석 감독은 기꺼이 동의했다.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면서 마음이 달라졌다. 과정이 너무나 고됐기 때문이다. 강우석 감독 말을 옮겨적자면, 매일 차를 타고 팔도를 누벼 자동차 트라우마가 생겼고, 전국에 단 두 개 남은 피나무를 구하느라 피가 말랐을 정도였다.

“지금이야 그저 감사하지만, 촬영 초반엔 ‘이런 소설을 써서 날 죽이나?’ 싶었어요(웃음). 원망도 많이 했죠. 7시간씩 차에서 짐짝처럼 이동했거든요. 장소 찾는 거부터 선택하는 거, 찍는 거 모두 힘들었고 찍어놓고도 이게 맞는 건가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죠. 게다가 다른 영화들은 서너 군데서 찍는데 이건 10초 나오는 것 때문에 전국을 누볐잖아요. 정말 한 번도 기분 좋게 간 적이 없죠(웃음). 이제 산도 싫고 강도 싫고. 피나무도 이제 다 중국에서 수입해서 정말 전국을 뒤졌어요. 찍은 그대로 움직이면서 이거 한 번 더하라고 하면 안찍을 거예요. 하하. 이 고생할 줄 몰랐으니까. 머리에 쥐가 나서 저녁에 술을 안마시면 잠을 못잘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밤에 스태프들 불러서 술 마시고 술기운 빠지기 전에 잠들고 했죠.”

불행(?) 중 다행인 건 이런 강우석 감독의 노력을 관객들이 알아봐 준다는 것. 실제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관람한 관객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운 풍광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물론 김정호의 삶을 고스란히 옮겨 담으며 묵직한 감동을 준 스토리에도.

“감독들 다 똑같지, 뭐. 관객하고 만날 때 칭찬 들으려고 하는 거 아니겠어요? 다행히 ‘실미도’ 때 반응과 비슷해요. 관객이 그만큼 든다는 뜻이 아니라 다들 좋아해 주시니까 만들기 잘했구나 싶더라고요. 지인들한테 ‘감사합니다’라는 문자도 들어오더라고요. 이런 문자 정말 오랜만에 받았죠. ‘이끼’부터 ‘전설의 주먹’ 때까지 한 번도 문자 안보내던 사람들이(웃음). 이럴 때 고생이 보람으로 오는 거죠. 사실 다수가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내 기본은 쉬운 영화를 어렵게 풀지 말자는 거예요. 수준만 유지하면서 유치하다는 소리만 안들으면 되지 않습니까. 온갖 직업, 온갖 연령, 온갖 생각, 그 다수를 만족하게 하려면 자기를 버려야 한다고 봐요. 그들과 호흡해야 하니까.”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기 위해 강우석 감독이 중요시하는 건 결국 소통이었다. 그는 함께 작업하는 스태프들은 물론, 즐겨가는 카페 아르바이트생과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며 더 많은 사람과 생각을 공유하고자 했다.

“소통은 가장 중요해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외곬으로 빠져서 혼자 예술가인 척하는 외골수 감독은 관객이 받아주지 않는 영화를 만들죠. 영화 하는 놈은 오래 쉬면 잘 만들 수가 없어요. 갈고 닦고 나온다? 투 레이트(too late)죠. 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또 그런 사람일수록 남의 말, 표현들을 안듣고 안읽죠. 모든 게 그렇듯 자주 만드는 사람이 잘 만들 확률이 높아요. 나이가 드는 거 하고 올드해지는 거 하고는 다르다고 봐요. 겉이 올드해져서 깊어지는 건 좋은데 ‘나이 들었구나’하는 건 경계해야죠. 전 임권택 감독님의 ‘화장’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 연세에 감각이 정말 대단해요. 근데 보면 임권택 감독님은 늘 공부하세요. 후배들 시사회도 늘 찾아와주시고. 자기를 계속 출연하는 사람은 절대 못이기죠.”

강우석 감독은 그렇게 한참 동안 임권택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그러나 사실 강우석 감독 역시 임권택 감독 못지않은 노력파 현재진행형 감독. 역시나 최근 본 영화를 묻는 말에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터널’ 등 극장가 대작부터 저예산 독립 영화까지, 대답이 끊길 줄 몰랐다.

“영화 보는 사람이 영화 안보면 뭐합니까(웃음). 지금 애들은 어떻게 영화를 만드나, 어떻게 해석해나 하고 보는 거죠. 사실 남의 영화를 안본다는 사람도 있는데 봐야 자기 영화 만들 때 그들처럼 같은 방향으로 안가요. 난 새롭다고 했는데 이미 다른 사람이 한 걸 수 있잖아요. 남의 영화를 왜 안봐. 좋은 영화 있으면 봐야죠. 외화도 마찬가지고요. 소설을 잘 쓰는 분도 많은 독서에서 나온 결과물이거든요. 다른 사람 글 안읽고 어떻게 소설을 씁니까. 아까도 말했지만, 영화를 만들겠다는 감독이 자기한테만 빠져있으면 절대 못벗어나요. 특히 유머는 더하죠. TV도 마찬가지고요. ‘삼시세끼’라는 대사를 넣을 수 있었던 것도 다 봐서 알 수 있었죠. 영화 안보고 드라마 안보고, 엄숙주의를 지향한다? 말도 안되는 거죠. 큰일 나요, 그거. 전 모든 걸 보는 잡식 형태가 되는 게 감독이 호흡을 잃지 않는 거로 생각해요.”

언제나 감각을 잃지 않고자 노력하는 그의 차기작은 미정. 강우석 감독은 “10월 즈음에 발표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말을 아꼈다. 다만 확실한 건 두 가지다. 반드시 코미디 장르라는 것. 그리고 자신이 직접 메가폰을 잡는다는 것.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코미디라고 생각해요. 거기에 감동까지 가면 더 좋고요. 그리고 연출은 조금 과장하면 김정호 선생의 즐거움과 비슷해요. 그것만큼 위대하단 게 아니라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기 희열이 있다는 의미죠. 사실 제작하면 100억 원을 벌어도 ‘다음 영화도 찍을 수 있겠구나’하는 정도에요. 아무런 감동이 없죠. 근데 직접 연출해서 관객의 반응을 받으면 살아있단 느낌이 들어요. 물론 초창기에는 의미가 있었죠. 1위 배급사가 시네마서비스(1993년 강우석 감독이 설립한 영화 제작·배급사)일 때가 있었거든요(웃음). 근데 한 10년 동안 제작·투자하면서 남은 게 뭐냐 보니까 그 사이사이 내가 찍은 영화뿐이더라고요. 근데 그걸 무슨 재미로 합니까. 그리고 3년 동안 연출 안하고 딴 사람이 영화 찍게 했더니 호칭이 ‘사장님’이 됐더라고(웃음). 그래서 감독 다시 해야겠다 싶었지. 하하.”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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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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