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부양책 확대 소극적 움직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국 일드커브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4년 이상 드러누웠던 일드커브가 일어서자 13조6000억달러 규모 미국 국채시장을 필두로 선진국 채권 트레이더들이 포지션 변경에 분주한 움직임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미국 5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 차이가 장중 129.7bp까지 뛰었다. 이는 지난 6월27일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일드커브는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2012년 이후 최장기 상승에 해당한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8월 소매 판매가 0.3% 감소해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데 따라 일드커브가 더욱 큰 폭으로 벌어졌다.
상황은 유럽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은행(BOJ)이 자산 매입을 단기물 채권에 집중, 일드커브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양적완화(QE) 확대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결과다.
도이체방크의 게리 폴락 채권 트레이딩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경제 지표 둔화로 9월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9%로 곤두박질쳤다”며 “이 때문에 일드커브가 더욱 가파르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장기간에 걸쳐 가라앉았던 일드커브가 고개를 든 것은 통화정책에 대한 채권시장의 강력한 메시지가 내재된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저스틴 레더러 캔터 피츠제럴드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비전통적 통화정책에서 한 걸음 물어나는 모습”이라며 “미국 국채시장이 이에 따른 파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론 콜리 BMO 캐피탈 마켓 채권 전략가는 “일드커브의 움직임은 시장금리의 등락보다 강한 의미를 지닌다”며 “거의 모든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금리인상이 영원히 좌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 트레이더들이 단기물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분주한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채권 버블이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터무니없이 고평가된 선진국 장기물 국채가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연초 이후 파운드화의 약세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영국 장기물 국채는 55%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했다.
독일 30년물 국채가 연초 이후 7월 말까지 30% 뛰었고, 일본 30년물 국채 역시 같은 기간 40%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밥 미셸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 글로벌 채권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QE가 자산 가격을 과도하게 끌어올렸다”며 “자산 인플레의 종료는 무질서한 형태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