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보호무역 정책이 미국에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경제정책 조사기관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19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발표하고 트럼프 후보가 당선돼 보호무역주의에 기반을 둔 정책을 단행할 경우 약 480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과 멕시코 수입품에 각각 45%와 3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은 무역 전쟁을 일으켜 미국 경제에 큰 손실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PIIE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하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무역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애덤 포젠 PIIE 소장은 "클린턴 후보의 통상정책도 해로울 수 있지만, 트럼프 후보의 무역정책은 끔찍할 정도로 파괴적"이라며 "통상전쟁을 벌이는 세계 경제에 대한 접근과 경쟁력이 없는 특정 이익 보호는 미국인의 경제적 웰빙과 국가 안보에 처참한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사진=블룸버그> |
지난주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정책이 미국 경제를 연 4% 가까이 성장시키고 25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PIIE와 영국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등은 트럼프 후보가 제시한 정책이 그의 공약과는 정반대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PIIE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후보의 정책으로 약 2년 안에 소비와 투자, 정부 지출이 위축하면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IIE의 분석에 따르면 보잉 본사가 위치한 워싱턴주와 중국 수입 물품이 입항하는 로스앤젤레스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중국이 트럼프 후보의 정책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에서 생산된 항공기 구매를 중단한다면 17만9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추산했다.
PIIE는 또 트럼프 후보의 보호무역 정책이 스마트폰과 같은 소비재의 부족과 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것이 미국의 은퇴 저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씨티그룹은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을 35%에서 40%로 높여 잡았다. 클린턴 후보의 가능성은 65%에서 60%로 낮아졌다.
티나 포드햄 씨티 애널리스트는 "힐러리 클린턴은 여전히 선거인단 투표에서 수학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지만 '열정의 차이'(enthusiasm gap)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트럼프 후보 지지자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투표할 가능성이 높지만, 클린턴 후보 지지자들의 경우 그렇지 않아 발생하는 '열정의 차이'가 11월 대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씨티는 보고서에서 "경제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지지도 개선으로 대학 교육을 받은 유권자들은 클린턴을 지지하지만, 정치체계에 대한 신뢰도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낮은 층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