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스타

속보

더보기

[스타톡] '죽여주는 여자' 윤여정 "인생은 배신의 연속이야"

기사입력 : 2016년10월06일 10:39

최종수정 : 2016년10월06일 10:39

[뉴스핌=장주연 기자] 언젠가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본인 인생 최고의 사치는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작업이라고. 무슨 말인가 싶어 되물었더니 “마음 맞는 감독, 작가와 여유롭게 일하는 게 가장 즐겁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정확히 기억하건대 그때 그 행운(?)의 명단에는 이 사람이 있었다. 이재용. 지금 그가 치를 떠는 ‘죽여주는 여자’ 이재용 감독 말이다.

배우 윤여정(69)이 신작 ‘죽여주는 여자’를 선보였다. 6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가난한 노인들을 상대하며 먹고 사는 소영이 죽고 싶은 고객들을 진짜 죽여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섹션 월드 프리미어에 초청됐으며, 제20회 몬트리올 판타지아영화제에서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을, 제17회 이탈리아 아시아티카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베를린에서 처음 봤죠. 소재가 무거워서 칙칙하고 끔찍하면 어쩌나 했는데 따뜻한 구석도 있고 잔잔하더라고요. 깨끗하고 담백하게 풀었다고 생각했어요. 촬영은 힘들었지만(웃음). 사실 시나리오 받았을 때는 별걱정 안했죠. 물론 성매매 신에 대해서는 약간 걱정했으나 이재용 감독이니까 날 그렇게 혹독하게 부릴까 했던 거예요. 근데 인생은 항상 배신이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거 찍고 임상수 감독 만나서 그랬죠. ‘넌 고맙다. 이재용이 날 죽였다’고(웃음).”

그의 말이 엄살은 아니다. 극중 박카스 할머니 소영을 열연한 윤여정은 성매매 장면을 촬영하면서 전에 없던 고통을 겪었다. 참다 참다 촬영 중이던 여관방을 뛰쳐나가기도 했다.

“나는 물론이거니와 그걸 해본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그래서 놓친 부분이 많았는데 이재용 감독은 디테일을 요구했죠. 감독으로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끔찍했어요. 악을 썼죠. 세 번 NG를 내고 네 번째에 소리를 빽 지르고는 뛰쳐나갔어요. 그랬더니 이재용 감독이 나 헤어 담당하는 애한테 저분 드라마 할 때도 저러냐고 농을 던지더라고(웃음). 근데 감독 말을 듣는 게 맞긴 해요. 내가 그 인물에 대해서 아무리 연구했다고 해도 난 내 것만 보거든요. 놓치는 게 많을 수밖에 없죠. 근데 감독은 전체를 봐요. 내 경험으로는 감독 말이 90%가 맞아요. 그러니 절대적으로 들어야죠.”

물론 힘든 건 특정 장면만이 아니었다. 소영의 삶을 연기한다는 것, 그 자체가 고통이었다. 우울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들도 나랑 똑같이 누군가의 소중한 딸로 축복받으면서 태어났을텐데 그렇게 내몰린 거잖아요. 그게 스스로 선택한 길은 아니라고 보죠. 그 할머니들은 딴 일을 할 게 없어요. 도우미? 나이 칠십 넘은 할머니를 누가 써줘요. 나라도 안써요. 이게 현실이죠. 인생이 불공평하고 불평등하다는 걸 알면서도 참 그렇더라고요. 그러면서 난 이 두 달을 못견뎌서 우울증에 빠지는 데 진짜 이렇게 살면서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어떨까 싶었죠. 그렇다고 내가 뭘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기분도 나쁘고 점점 우울해졌죠.”

‘죽여주는 여자’를 이야기하면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영화는 노인 성매매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삶과 죽음에 관해 말한다. 영화 촬영과 상관없이 전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해왔다던 윤여정은 죽음은 자연스러운 세상의 이치라고 했다. 

“요즘에도 친구들과 죽음을 매일 논의하고, 관련 책도 많이 읽죠. 근데 해답은 없더라고요. 다만 내가 책과 우리 엄마를 보면서 느낀 건 인간은 유한하다는 거죠. 85세가 되면 정신적·육체적으로 내리막길이래요. 죽음에 가까워지는 거죠. 자연스러운 질서에요. 받아들여야지. 꽃도 피면 지기 마련인 걸요. 실제 스위스에는 조력자살을 해주는 곳이 두 곳 있다더라고요. 그래서 거기 사는 내 친구한테 잘 알아보고 있으라고 했죠(웃음). 생명이라는 게 삶에 대한 의지기에 막상 죽을 때 되면 더 살고 싶을 거예요. 근데 그럼 이미 판단력을 잃은 거죠. 내가 85세가 되면 도움을 받아서라도 죽고 싶어요. 나일 때, 윤여정일 때 가고 싶어요. 물론 이건 제 생각일 뿐, 모든 게 그렇듯 사람마다 다르겠죠.”

영화의 또 다른 화두인 소수자들에 관한 질문에는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죽여주는 여자’는 장애를 가진 가난한 성인 피규어 작가 도훈, 트랜스젠더 티나, 코피노(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자녀) 민호 등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함께 다룬다.

“미국서 살던 1970년대에는 제가 소수자였죠. 가면 국민학교 학생들이 쫓아오고 미군도 다 쳐다보고 그랬어요. 나도 오래 시간 소수자로 살아서 뭘 물어보거나 하진 않았어요. 물론 트렌스젠더랑 같이 일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죠. 근데 나도 그랬듯 그들도 똑같은 사람인데 뭐가 다르겠어요. 범죄자는 아니잖아요. 진짜 문제는 우리 사회가 그런 소수자를 범죄자 취급한다는 거죠.”

윤여정은 ‘죽여주는 여자’에 앞서 올봄 ‘계춘할망’으로도 관객과 만났다. 어쩌다 보니 둘 다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작품. 매번 고된 촬영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기어이 도전하고 또 해내는 걸 보면 대배우답다. 

“‘계춘할망’은 몸으로, 이건 마음으로 힘들었죠. 근데 세상에 쉬운 일이 없어요. 당하고 또 당해요. 세상 일에 공짜가 어디 있겠어요. 그래도 내가 예쁜 배우가 아니라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어렸을 때부터 개성 있고 독특한 역할이 많이 들어왔죠. 요즘에는 늙어서 초이스가 많진 않지만, 의식적으로 했던 연기는 피하면서 다른 역할을 하려고 나로서는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게 남들이 말하는 도전일 수도 있고요. 사실 드라마는 그 역할을 잘하면 비슷한 캐릭터만 쭉 들어와요. 근데 그건 포기해야 하는 거죠. 똑같은 얼굴에 똑같은 목소리잖아요.”

연기 경력 50년 차, 모르긴 몰라도 그가 이렇게 롱런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도전정신’ 때문인 듯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후배들의 존경까지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묻는다면, 그건 자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리라.

“나보고 연기를 길게 했다는데 요즘엔 그 말도 부담스럽다고요. 연기는 오래 한다고 잘하는 게 아니거든요. 술은 50년 넘게 담그면 장인이 되는데 연기는 아니죠. 생생한 신인,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애들이 더 잘해요. 난 이미 오염됐죠. 타성이 많이 생겨서 두렵고요. 그래도 확실한 건 일하는 거에 있어서는 노력은 하겠다는 거죠. 최선을 다할 거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우두머리든 막내든 예쁘죠. 최선을 다해도 될까 말까 한 게 인생이기도 하고. 외로움이요? 늘 쓸쓸하죠. 하지만 그래도 인생은 고(GO)야. ‘외롭다, 외롭다’면서 커튼 붙잡으면 뭐가 달라져요? 어차피 인생은 외로운 것,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사는 건데. 외로우면 커튼 붙잡지 말고 나가 놀면 돼요.”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CGV아트하우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사진
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