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위적 취업률만 강조, 고용유지율 등 주요지표 누락
커리큘럼 개선 프로그램도 없어, 개선책 도입 시급
[뉴스핌=정광연 기자] 1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의 ‘연구장비엔지니어양성사업’이 취업률 85%라는 높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사후관리에 있어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고용유지율 조사, 교육 커리큘럼 개선 등 후속조치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미래부는 2013년부터 시행중인 연구장비엔지니어양성사업이 337명의 수료생을 배출했으며 대학원 진학자 등을 제외한 취업대상자 297명 중 253명이 취업에 성공해 취업률 85%를 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4년제 대졸 취업률 64.5%(2014년 기준)과 비교할 때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래부가 발표한 취업률은 교육 과정이 실시된 당해 12월에 단 한 차례만 단기적으로 실시한 조사에 불과하며 이후 대상자들의 실태파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 양성과 고용 창출에 목적을 두고 있는 사업임에도 정작 가장 중요한 고용유지율에 대한 조사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미래부 관계자는 2013~2014년 취업생 127명의 현재 근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교육 과정을 이수한 이후 동향은 알지 못한다. 수료 직후 조사 결과 외에는 자료가 없다”고 답했다. 어떤 기업이든 입사만 하면 이후 상황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취업 성공으로 ‘성과화’하고 있는 셈이다.
고용유지율은 단순한 입사 여부가 아닌 실질적인 근무 여부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취업률보다 객관적인 지표로 꼽힌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현실적인 사안들을 반영할 수 있어 취업 교육 사업에서는 필수적으로 적용하고 있지만 연구장비엔지니어양성사업에서는 누락된 상태다.
취업률을 의도적으로 높이기 위해 수치를 임의 선택한 정황도 드러났다. 2015년 12월에 조사된 3기 수료생의 취업률은 93.8%지만 6개월 후 재조사 결과에서는 88.5%로 5.3%p로 하락했다. 하지만 미래부는 12월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했다는 이유로 3기 취업률은 93.8%라고 못박았다. 1기와 2기는 아예 이런 후속 조사를 단 한차례 진행한적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수료생들의 대한 지속적인 실태조사나 고용유지 여부에 따른 관리가 이행되지 않아 양성사업 자체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 과정의 보완해야 할 점이나 개선책을 반영해 커리큘럼을 발전시켜야 하지만 이에 대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자료=미래창조과학부> |
연구장비엔지니어양성사업은 첨단 연구장비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2013년부터 미래부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올해까지 4년동안 총 114.3억원(2013년 30억, 2014년 27.7억, 2015년 29억, 201년 27.6억)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사업은 이공계 대학(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선발을 통해 1년간 이론 및 실습 과정을 무료로 제공한다. 오는 2023년까지 진행될 예정인 장기 국가 사업이다. 그러나 단순 취업률 향상이 아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전문가 양성을 내세우고 있음에도 단기 성과에만 급급, 구체적인 사후관리는 미흡해 졸속 운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수료생들이 알아서 관련 기업에 취업을 하지만 미래부가 특정 기업과 MOU를 맺는 등 어느 정도 지원을 하기 때문에 취업률이 높다. 고용유지율 파악이나 사후 관리 등 현실적으로 수료생을 지속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