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대출대책, 부동산 열기 앞에 무력
[뉴스핌=허정인 기자]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도 불구하고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8조6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9월에도 6조1000억원 증가했다. 9월 기준으로 역대 두번째 높은 증가액이다.
<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1000억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는 688조4000억원이다.
9월을 기준으로 한은이 가계대출 통계 편제를 시작한 2008년 이후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전월인 8월(8조6000억원)에 비해 소폭 꺾이긴 했지만 9월 평균치와 비교했을 땐 여전히 가파른 증가추세를 잇고 있다.
2010~2014년 9월 평균 증가액은 1조6000억원이고 9월 기준 역대 최고치는 작년 9월의 6조2000억원이다. 가계부채는 이사철이나 계절성 등 시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동월 대비로 수치를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은행 가계대출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가팔랐다. 9월 중 주담대 증가액은 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잔액 기준으로는 517조9000억원이다. 역시 2008년 이후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9월 기준 역대 최고치는 지난해 9월 증가액인 6조원이다.
김정훈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거래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집단대출 등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1000호를 기록했다.
한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월 8000가구, 5월 1만가구, 6월 1만2000가구, 7월 1만4000가구, 8월 1만2000가구, 9월 1만1000가구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전히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시장을 진정시키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 8월 25일 주택공급 물량 조절, 집단대출 관리 강화 등을 골자로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폭은 8000억원으로 전월(2조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추석상여금을 받은 가계가 대출을 줄이는 등 계절적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와 달리 기업은 대출을 줄였다. 지난달 기업대출 증가액은 1조8000억원으로 전월인 8월(2조)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줄었다. 김 차장은 “보통 기업은 분기 말이 되면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부 상환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