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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걷기왕' 심은경 "내려놓을 때 비로소 진짜 내가 되죠"

기사입력 : 2016년10월18일 09:38

최종수정 : 2016년10월21일 17:32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올봄 마주한 그는 걱정이 많았다. 얼굴엔 그늘이 있었고, 종종 우울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이젠 내려놓고 싶다”는 나지막한 목소리에 꽤나 마음이 아팠던 기억도 있다. 호된 성장통을 겪는 듯했다. 다행히 그 시간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계절이 두 번 바뀐 후 다시 만난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밝고 유쾌했고 자주 환하게 웃었다. 신작 ‘걷기왕’ 덕분이라고 했다. 한창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우연처럼 만난 이 영화는 그를 따뜻하게 안아줬고, 괜찮다고 다독여줬다.

배우 심은경(22)이 영화 ‘걷기왕’을 선보인다. 20일 개봉하는 ‘걷기왕’은 선천적 멀미 증후군을 가진 여고생 만복이 자신의 삶에 울린 경보를 통해 고군분투하는 성장기를 담았다. 심은경은 무조건 빨리, 그리고 열심히 하라고 강요하는 세상,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타이틀롤 만복을 열연했다.

“시나리오가 들어왔을 때 제 고민에 대해 정리해 나가던 시기였어요. 그러다 이 영화를 만난 거죠. 영화 속 메시지에 너무 공감했고 만복은 저를 보는 듯했어요. 물론 완성된 영화를 보니 만복이 더 이해되고 위로받은 기분이죠. 내가 고민했던 순간, 슬럼프 속에서 지낸 시간이 스쳐 가서 뭉클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한 번 감독님께 감사드렸어요. 이 작품에 제게 들어온 거 자체가 행운이라고.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면서 만난 작품이었고, 덕분에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으니까요.”

만복에게서 자신을 본 게 사실 심은경뿐만은 아닐 거다. 만복은 멀미 증후군을 겪고 있지만, 우리네 평범한 청춘의 모습을 하고 있다. 꿈이 없어 불안하고, 자신만 뒤처진 것 같아 우울한 청춘. 그래서 심은경 역시 만복을 가장 평범하게 그리려 노력했다.

“메이크업도 거의 안했고 여드름도 일부러 보이게 뒀죠. 마치 지금 어느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처럼 보이게요. 연기할 때도 뭘 만들기보다 제 경험을 토대로 감정을 녹여내려 했고요. 제 모습을 끄집어내 만복 스타일로 재해석한 거죠. 다만 멀미 증후군 설정상 구토 장면은 신경을 많이 썼어요. 과장되지 않되 실감나게 하려고요. 하지만 그 외에는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고 그때 상황, 감정에 충실했죠.”

캐릭터를 억지로 창조하려 들지 않으니 생각을 비울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좋은 아이디어와 연기가 많이 나왔다. 덕분에 애드리브도 곳곳에 많이 녹일 수 있었다. 심은경은 “거창한 건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키미테를 붙인 후 옷을 제대로 입지 못해 휘청거리는 장면이나 선배 수지에게 느닷없이 반말을 하는 장면 등 웃음을 유발하는 주요 장면들이 모두 그의 애드리브다.

“툭툭 튀어나온 연기였죠. 마음이 편해서 가능했어요. 이건 감독님과 배우들의 도움이 컸죠. 다들 즐기시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제가 그동안 연기를 즐기지 못했다 깨달았죠. 잘하는 것에만 치중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연기의 본질을 잃어갔던 거예요. 그러다 이번 촬영에서 처음 연기했을 때 감정을 느꼈어요. 초심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오랜 기간 연기하다 보니 어떤 일거리처럼 생각했나 봐요. 많이 반성했고, 덕분에 좀 즐기면서 촬영할 수 있었죠.”

심은경은 그러고도 여러 번 좋은 작품과 좋은 배우를 만나 더없이 행복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제 그에게 남은 숙제는 이번에 배운 대로 계속 자신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것, 그리고 연기를 즐기던 초심을 상기시키는 거다.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는다는 거 자체가 쉬운 건 아니라고 봐요. 하지만 힘든 와중에도 내려놓아야 하죠. 예전엔 나를 내려놓는 게 자신에게 지는 거고 굴복하는 것 같았어요. 근데 오히려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거구나, 남들보다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거구나 이번에 깨달았죠. 그런 생각이 바탕이 되니 연기할 때도 마음이 편해졌고요. 무엇보다 내가 좋아서 즐기면서 해야지 진가가 발휘된다는 걸 알았죠.”

‘걷기왕’을 통해 배운 이 ‘내려놓음’이 다음 촬영(심은경은 ‘걷기왕’이 끝난 후 곧바로 ‘특별시민’ 촬영에 들어갔다)에도 영향을 줬느냐고 물었다. 심은경은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장르가 상반되는 작품인지라 둘을 놓고 비교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고민의 지점이 완전히 달라졌죠. 두 작품은 톤이 180도 다른 영화에요. ‘특별시민’은 비로소 성인 연기에 도전한 영화고요. 저보다 나잇대도 살짝 높은 직업군을 가진 여성을 연기했거든요. 아무튼 ‘특별시민’은 사회적 리얼리즘을 베이스로 두고 있어서 과장하는 연기는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예전처럼 ‘어떻게 하면 잘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고 ‘내가 이 입장이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됐죠. 계산하기보다 그 캐릭터에 대입해서 그 마음에 깊게 파고드는 거죠.”

몸도 마음, 그리고 연기도 한층 성숙해진 심은경은 ‘특별시민’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우선 지난해 찍어둔 ‘궁합’과 ‘조작된 도시’가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 최근 연상호 감독의 신작 ‘염력’ 출연도 확정지었다. 

“올 한해 여러 편의 영화가 개봉했고 촬영했어요. 그래서 주변에서도 바쁘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생각 외로 여유로웠어요.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는 여행도 다녀왔고요. 틈틈이 쉬는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오히려 집에만 있는 시간이 꽤 있어서 심심한 때도 있었죠(웃음). 그리고 요즘엔 일상에서도 최대한 여유를 많이 찾으려고 해요. 예전처럼 한 일에만 전념하지 않으려고요. 심적인 여유가 있어야 힘이 생겨서 일도 열심히 하니까요. 쉬엄쉬엄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걷기왕’처럼요(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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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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