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6년 최저
큰 폭 하락 용인…"자본유출 불러와"
[뉴스핌= 이홍규 기자]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주요 교역국 통화에 대해선 여전히 강세를 기록하고 있어 중국 당국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수출과 경기 부양을 위해 위안화 약세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교역국 대비 위안화 가치를 절하하기 위해 큰 폭의 하락을 용인할 경우 지난번과 같은 대규모 자본 유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0.8% 하락해 6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CFETS 위안화지수(CFETS RMB Index)는 0.6% 상승했다(위안화 강세).
CFETS 위안화지수는 중국외환거래센터(CFETS)가 13개 주요 무역상대국 통화바스켓 대비 위안화 가치를 계산해 산출한다. 개별로는 유로와 한국의 원화에 대해 각각 0.7% 가량 상승했다.
(흰색) 블룸버그통신이 복제한 CFETS위안화지수 (파란색)블룸버그 달러인덱스 (보라색) 역내 달러/위안 환율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달 중국 수출이 10% 급감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위안화 약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책 당국자들은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처럼 대규모 자본유출과 '글로벌 패닉장'을 유발하지 않고 얼마나 빠른 속도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에 빠졌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의 페리 코조드조조 전략가는 "현재와 같은 강달러 환경을 고려하면, 바스켓 통화 대비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수출 경쟁력을 위해 위안화 가치 절하가 필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시스템 리스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인데 이 사실에 인민은행 당국자들은 불편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중국은 자본유출 위험을 부각하지 않고 위안화의 점진적인 약세를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낸 덕분에 당국자들은 달러 대비 위안화의 절상 폭을 다른 교역국 통화에 비해 낮게 가져감으로써 CFETS위안화지수를 꾸준히 낮출 수 있었다.
문제는 올 들어 CFETS위안화 지수는 6.2% 하락했지만 작년 8월 23일 이후 기록한 2년 최저치 94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보다 위안화 가치가 절상된 셈이다.
말레이안뱅킹의 피오나 림 수석 통화 전략가는 "현재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에서 수출이 보통 이하의 수준"이라며 "따라서 무역가중 평균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다 하더라도 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져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CFETS 위안화 지수가 현재로써는 94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코조드조조 분석가는 중국 당국이 수출 개선을 위해 가파른 절하를 용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표 부진을 고려할 때, 과대평가된 위안화를 바로 잡고 싶어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