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진단 '10년 전 얘기'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3분기 성장률 지표가 발표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입방아에 올랐다.
중국을 향해 거침없이 쏟아냈던 트럼프 후보의 비판과 주장이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이 이번 지표를 통해 확인됐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중국 경제에 대한 트럼프의 진단은 10년 전 상황에서나 걸맞는 얘기라며 비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AP/뉴시스> |
19일 발표된 중국 국내총생산(GDP) 지표에 따르면 11조달러 규모의 중국 경제에서 서비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수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다. 중국이 전세계의 공장이라는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3%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07년 10%로 정점을 찍은 뒤 가파르게 떨어진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1년 경상수지 흑자의 GDP 비중이 0.8%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이 위안화 페그제를 통해 인위적으로 통화가치를 평가절하, 수출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챙기는 전략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위안화는 2005년 페그제를 폐지한 뒤 달러화에 대해 22% 급등했다.
이 같은 정황은 중국을 미국의 고용과 수출 경쟁력에 흠집을 낸 주범으로 몰아세우며 관세를 인상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트럼프 후보의 주장에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아시아 태평양 부문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트럼프의 판단은 10년 뒤쳐지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퍼킹 대학의 카오 헤핑 교수도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고 있고, 이를 통해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아주 오랜 과거 얘기”라고 말했다.
미국은 상품 무역에서 중국에 대해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서비스 수출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2014년 중국의 대미 서비스 수출액은 42억달러에 달했고, 미국은 중국의 4위 서비스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 2006~2014년 사이 서비스 수출은 3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재무부의 중국 연구원을 지낸 데이비드 루빈저 TCW 그룹 애널리스트 역시 “트럼프의 중국 관점은 현재 상황과 걸맞지 않다”며 “트럼프의 주장대로 중국에 4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커다란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무역 전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