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여도, 제조업 제쳐...오일쇼크·외환위기·금융위기 때 반복
[뉴스핌=김선엽 기자]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정도를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오일쇼크, 외환위기, IT버블, 금융위기 등 대형 경제위기가 발생할 때는 제조업이 급속히 위축되고, 건설업의 기여도가 커져 역전현상이 나타난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건설업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삼기 때문이다.
위기 때 나타나는 건설업의 제조업 역전이 3분기에 발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7%(전기 대비 0.7%)를 기록했다.
제조업이 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전기비 -1.0%)을 기록한 반면, 건설업은 전기 대비 4.4%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1.3%를 나타냈다.
경제활동별 성장기여도를 살펴보면 건설업이 3분기 2.7% 성장하는데 0.6%p의 기여를 했다. 이는 지난 2분기와 동일한 수준이다. 반면 제조업의 기여도는 전분기 0.6%p에서 3분기 0.2%p로 낮아졌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과 현대자동차 등의 파업,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으로 제조업이 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로 떨어졌다. 반면 건설업은 저금리의 여파로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대거 몰리고, 가격이 오르는 등 활황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 증가율이 낮게 나왔는데 갤럭시노트7 단종과 현대차 파업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노트7, 현대차 사태가 없었으면 더 성장했을 것이며 3분기 제조업과 수출 부진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제조업의 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판매 중단 여파가 이어질 것이고 우리 수출이나 제조업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분기 들어 건설투자에 의존하는 성장이 더 심화가 됐는데, 2008년 미국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드러났듯이 건설업에 의존한 성장은 주택경기, 가계부채와 연계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는 인위적 부양의 결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성장기여도 비교. 단위 : %p <출처:한국은행> |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