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콜 비율 6월 이후 최고치 상승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자들의 리스크 헤지가 가파르게 뛰었다. 대통령 선거가 10일 이내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조사 소식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좁은 박스권에서 정체된 흐름을 연출하고 있지만 파생상품 거래에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강하게 드러나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31일(현지시각)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따르면 이른바 풋-콜 비율이 장중 0.78까지 상승해 지난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수치는 7월 이후 평균치인 0.63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는 주가 상승을 점치는 콜옵션 거래보다 하락을 겨냥한 풋옵션 거래가 그만큼 활발하다는 의미다. 주가 하락을 우려한 트레이더들이 풋옵션 거래에 공격적으로 나섰다는 얘기다.
풋-콜 비율이 갑작스럽게 치솟은 것은 FBI가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재수사에 나선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존 폭스 페니모어 애셋 매니지먼트 리서치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최근과 같은 상황에 풋 옵션 거래로 리스크를 헤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움직임”이라며 “특징적인 것은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도 같은 행보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결과가 대다수의 예측과 어긋나는 상황을 경험한 데 따라 투자자들이 이번 대선 불확실성에 대해 더욱 경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SPDR S&P500 상장지수펀드(ETF) 풋옵션 미결제약정이 같은 요건의 콜옵션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는 지난 6개월 평균치인 1.75배에서 상당폭 뛴 수치다.
지난 28일 FBI의 클린턴 후보 이메일 재수사 계획을 밝힌 이후 표심이 동요하는 모습이다. 주요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 대한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2%포인트로 좁혀졌다.
또 ABC/워싱턴 포스트의 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60%로 상승해 이번 선거 기간 데이터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랄프 지머만 뱅클로스 램프 주식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새로운 변수와 이번주 열리는 연준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며 “기업 3분기 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월가 애널리스트는 3분기 S&P500 기업의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1.6%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어닝 시즌 출발 당시 1.6%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뚜렷한 반전을 이룬 것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