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충격에 멕시코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섰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17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5.25%로 50bp(1bp=0.01%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로써 멕시코의 기준금리는 올해 들어 4차례 인상됐다.
멕시코 페소<사진=블룸버그통신> |
이번 인상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주 미국 대통령 선거에 앞서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는 중앙은행과 재무부가 금융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컨틴전시 플랜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후 멕시코 페소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하락하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서 미리 예견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고 이민자를 통제할 것이라는 등 멕시코에 비우호적인 정책 공약을 쏟아냈다. 특히 대(對)미 수출이 전체의 80%에 달하는 멕시코 경제에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는 커다란 위협이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페소화는 미 달러화 대비 12%나 급락하며 우려를 반영했다.
노무라홀딩스의 베니토 베르베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중앙은행의 주된 목표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고정하는 것이며 그것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수반할 것”이라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불확실성은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를 시작한 후에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멕시코 당국은 자국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날 인상 전에도 중앙은행은 지난 2월 비정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올렸으며 재무부는 달러 매도를 통해 페소화 가치를 방어했다. 그럼에도 올해 들어 현재까지 멕시코 페소는 영국 파운드에 이어 가장 약세를 보인 통화다.
크레디스위스 그룹의 알란소 세베라 라틴 아메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분명해질 불확실성이 많아서 중앙은행은 필요할 때를 대비해 탄약을 아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