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원내대표의 변화, 친박 vs 비박 갈등의 새로운 변수
중진 6인 회동 시도 불발시 분당 현실화 될 수도
[뉴스핌=조세훈 기자] 새누리당이 25일 의원총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어떤 결과를 낳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의 대선불출마 및 신속한 탄핵추진 선언에 이어 처음 개최될 뿐 아니라 분당 위기를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위 구성과 관련한 내용을 다룰 것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정진석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6인 중진협의체를 구성했고,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논의하면서 일단 급격한 분당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는 여전히 날카로운 공방을 거듭하면서 당내 주도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일단 정치적 셈법이 복잡해졌다. 비박계는 이정현 당대표의 즉각 사퇴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현 당대표는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퇴에 대해서는 12월 21일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고 그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비박계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가 전당대회를 하기로 했지만, 다수 의원이 그보다 좋은 의견을 내고 원한다면 얼마든지 번복할 수 있다”는 다소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언뜻 보기에 모순돼 보일 수 있는 이 대표의 발언엔 정치적 이해가 깔려있다. 합의 없이 이 대표가 사퇴하면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정진적 원내대표에게 모든 권한이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당헌·당규 27조에 따르면, “궐위된 당 대표의 잔여임기가 6개월 미만일 경우에는 원내대표가 그 직을 승계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현행 지도부는 지난 8월 전당대회를 통해 구성됐기 때문에 당헌·당규에 따라 정 원내대표가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대까지 임시지도부를 구성, 한시적으로 당을 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진석 운영위원회 위원장이 안경을 매만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정진석 원내대표는 당초 친박의 지원으로 나경원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친박과 거리두기를 하면서 ‘독자 노선’을 모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 되는 시점인 12월 초 사퇴하겠다는 입장에서 최근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진석 의원실 관계자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내각 구성에 관한 협상 파트너가 원내대표다. 그런 측면에서 원내대표로서 일정 역할이 남아있으면 (사퇴는) 모르겠고 아니면 사퇴하는 거다”며 "구체적인 사퇴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 원내대표에게 한시적이지만 당권이 넘어가면 친박 입장에선 전대 대응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이날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최초로 3위로 떨어지는 등 갈수록 악화되는 민심에도 이정현 대표가 자리 지키기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다.
이에 따라 25일 열리는 의총의 결과에 눈길이 모아진다. 원유철 김재경 나경원 정우택 주호영 홍문종 의원 등 중진 6인은 단수로 비대위원장 후보를 도출, 오는 28일 이정현 대표에게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총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상호 불신만 확인한다면 6인 회동 합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25일 의총 결과는 새누리당의 내분 및 당내 주도권 다툼이 장기화할 지, 분당의 수순을 밟아나갈 지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정현(오른쪽) 대표가 발언하는 가운데 조원진 최고위원이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사진=뉴시스> |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