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회장님의 VIP, 엘시티의 비밀장부는 있는가'편으로 꾸며졌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
[뉴스핌=이현경 기자] 엘시티 비리 의혹에 연루된 이영복 회장이 '국정농단'의 중심인 최순실에게까지 로비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3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회장님의 VIP, 엘시티의 비밀장부는 있는가'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에 등장한 제보자는 이영복 회장이 황제 명품계 계원이라고 했다. 제보자는 "이 사람하고 밥 몇 번 먹어본 사람이면 다 알 것"이라며 절대 목적 없이 사람에게 접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엘시티가 들어선 땅은 과거 해운대 민간리조트가 들어설 계획이었지만,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바뀌게 됐다. 저층부 일부를 제외한 건물 대부분이 해운대를 앞마당으로 쓰는 주거지였다.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부산시는 수십 년 막아왔다.
부산 엘시티 관련에 대해 반대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는 "400m이고 101층, 다른 지역이었으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의구심을 가졌다.
공공을 위한 관광 사업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 위에 비싼 초고층 건물을 분양할 기회를 갖게 된 이영복 회장. 주변에서는 그런 기회가 그에게 간 것에 우연이 아니라고 했다. 정관계와 법조, 언론까지 이영복 회장은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왔고 룸살롱에서 이들에게 로비를 해왔다.
한 제보자는 "쉽게 말하면 이영복 회장이 술값이라든지 용돈을 주는 거다. 현기환(전 정무수석)도 돈 받았으니까 이영복 뒤를 받아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기완 전 정무수석이 마시는 술과 그가 마시는 술은 이영복 회장이 다 지불했다. 이영복 회장이 현 정무수석의 물주였던 것. 이 제보자는 "사실이다. 100%"라고 밝혔다. 현기환은 "박근혜 대통령을 정치적 어머니라고 생각한다"고 할 정도로 박근혜의 최측근이다.
이영복 회장이 로비할 것으로 추측되는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먼저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비리 의혹에 대해 "이영복 회장과 개인적 친분은 있지만 엘시티와 관련은 없다"고 밝혔다.
이진복 의원 보좌관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 "그 사람과 밥 먹고 차 마시고 이영복 회장과 사업에 관련 돼서 엘시티 관련해서 말한 건 없다. 이렇게 이름이 나오니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뿐만 아니라 구의원도 만났다. 굉장히 자극적으로 포장해서 말을 돌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말이 되냐"고 발끈했다.
배덕광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당시 엘시티를 허가한 인물. 이에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배덕광 국회의원과 만났다. 배덕광 국회의원은 "해운대 구청장 10년 한 사람이다. 해운대 모든 절차를 적법하게 다 해냈다"고 말했다.
인허가 과정에서 로비나 접대를 받은 적이 없었냐는 물음에 그는 "전혀 없었다. 제보는 음해성이 많다. 센텀시티, 마린시티, 엘시티, 마지막은 드림시티를 만들었다. 선거 때마다 아파트를 10채 얻었다고 하는 데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엘시티 비리 의혹 이영복 회장과 최순실과의 관계 대해 알아봤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
이날 제보자들은 엘시티 사건에 대해 검찰이 현기환 한 명으로 몰고 가 사건이 끝날까 봐 우려된다고 했다. 제보자는 "현기환 한 명 아니다. 최소한 다섯명은 될거다"고 말했다.
SBS 부산지국장은 "공식적 입장은 그렇다. 로비 장부는 없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수첩이 있다. 로비 장부다. 그 안에 아주 빼곡하게 적혀 있다"고 증언했다.
일부러 회장이 검찰이 닥쳤을 때 로비 명단을 자신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갔다는 주장도 있다. 한때 이영복 회장의 사업파트너였던 측근은 이영복에게 진짜 VIP가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도에 이영복 회장이 검찰청 특수부에 조사를 받는다. 건축회사 사무소로 지금 들어가서 그대로 다 횡령했다고 하더라. 제가 알기론 몇 차례 조사를 받았다. 수백억이 넘는 게 눈으로 봐도 횡령 아니면 유용인데 그거를 검찰이 파헤치지 않았다. 뉴스에 한 줄도 안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엘시티와 포스코건설의 위험한 관계도 들여다 볼만하다. 앞서 포스코 건설은 지난해 해외비자금 사건으로 전, 현직 임원들이 검찰수사를 받았다. 이후 엘시티 사업에 뛰어들게 했다. 이에 한 제보자는 포스코 건설이 외압에 시달렸을 거라는 시선을 전했다.
이 회장의 지인들은 "2013년, 14년, 15년을 거쳐 가면서 최순실 빼고는 모든 의문이 해결되더라"로 입을 모았다. 최순실과 차은택은 포스코 계열사 인사에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이영복 회장은 검찰 조사 전 취재진이 건넨 "최순실과 아는 사이냐"는 물음에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영복 회장은 최순실과 같은 청담동 황제계 계원이었고 매달 3천만 원씩 최순실에 전달했다.
이 회장의 측근은 "두 사람의 접점이 생긴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무수석, 비서실장, 총리 막 할 수 있는 데가 있으면 계속 더 데는 거다. 현기환이 최순실과 더불어서 VIP를 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엘시티 관계자는 "1년 반 전인가 이영복 회장이 일본으로 출장을 갔다. 줄기세포 치료받으러 주사 맞으러 간다더라. 국내에선 불법 아닌가. 일본에서는 그게 한 2천만 원 정도 비용이 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뉴스에 차움과 줄기세포 보도가 나오더라. 이렇게 관계가 된 거 아닐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차움 관계자는 "본적은 없는데 이름은 들어본 적 있다. 일본은 줄기세포가 합법이다. 일본 의료기관과 연계해서 한국에서 줄기세포 추출한 다음에 일본에서 치료받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영복 회장의 지인은 "자기 아들이 서울대학교 나오고 이러니까 얼마나 아끼겠나. 키우고 싶고. 서울에다 컴퓨터 사업도 해주고"라고 말했다. 엘시티 관계자는 "아들이 서울대학교 아들이 VR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혜의혹에 대해 VR업체 관계자는 "당선 사실을 듣고 뜬금없다는 생각은 했다"며 "그곳은 그래픽 회사다. 관련이 없다. 그런데 제작 지원을 받았다. 대놓고 말씀드리면 정부 일이 그런 거 아니냐. 다 알음알음해서 하는 것. 듣기로는 (이영복 회장의 아들이) 나라 사업으로 먹고사는 회사라더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