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글에는 외치부터 내치, 셀프 홍보까지 다양
특히 중국 견제, 보호무역주의 강화 강조
[뉴스핌=오찬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일 140자 '트위터'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정책 예고부터 외교 방향, 셀프 홍보까지 모두 트위터 글을 통해 직접 알린다.
피델 카스트로가 사망한 날 버락 오바마가 맺은 쿠바 관계정상화 협정을 중단할 수 있다고 공언한 것도 트위터였고, 개인 사업에서 손을 떼고 대통령직에만 집중하겠다는 중대 발표를 알린 것도 트위터를 통해서였다.
최근 트위터를 통해 본 그의 최대 관심사는 중국에 대한 외교와 경제 견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블룸버그 통신> |
◆ 중국 외교 견제 강화...G2 신냉전 시대 오나
연일 계속되는 그의 중국 견제 발언으로, 일각에서는 G2 신냉전 시대 도래를 우려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남중국해에 대규모 군사 복합 시설을 건설해도 되는지 우리에게 양해를 구한적이 없다"는 도발적 글을 올렸다.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대한 미국측 최초의 공개 비판이다.
트럼프가 관조적 자세로 일관해 동맹국의 불만을 샀던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임기초부터 노골적으로 중국 때리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중국의 인공섬 건설 추진은 이미 진행 중인 사안이기에 그의 트위터 글은 중국 도발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는 앞서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도 전화 통화를 해, 중국의 역린(逆鱗)을 건드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공식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 측 정책을 받아들여, 이후 국가 정상의 자격으로 대만과 전화통화를 주고 받은 적이 없다. 이런 금기를 깨고 트럼프는 지난 2일(현지시간)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10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중국측 반발에 대해서도 그는 오히려 "미국이 대만에 수십억 달러의 군사 장비를 파는데 나더러 당선 축하 전화도 받지 말라는 것은 참 흥미롭다"며 트위터에 자신의 심경을 전하는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양국 간의 통화는 치밀한 정치적 계산이란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자의 측근으로 알려진 존 볼턴 전 주유엔미국 대사가 '효과적인 중국 견제'를 내걸고 그동안 미국과 대만 간 외교관계 복원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 중국 무역도 견제...중국산 제품 폭탄 과세 현실화되나
트럼프의 '중국 때리기' 행군은 경제 교역에서도 계속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에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춘 것은 문제"라고 또 중국을 언급했다.
뒤이어 그는 "위안화 평가 절하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며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과세한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 대선 공약으로도 "중국은 불공적 무역을 일삼는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난하며 "중국산 제품에 폭탄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8일, 미 대통령 당선 직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 여부에 대해 엇갈린 설명을 내 놔 양국 관계는 시작부터 엇박자를 냈다.
<사진=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
◆ 해외 이전, 미국 오프쇼어링 기업..."혹독한 응징 있을 것"
트럼프의 비판은 중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는 트위터에서 미국 회사의 오프쇼어링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 2일 트위터에 "인디애나주의 렉스노드사가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노동자 300명을 해고하려 한다"며 "더 이상 미국 전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4일에는 "미국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세금과 규제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전한 기업에 대해 가차없이 대할 것을 예고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 새로운 공장이나 시설을 지어서 미국에 상품을 되팔 생각을 하고 있는 기업에게 보복이 없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미국 국경을 강화해 오프쇼어링 기업들에게 35%의 관세를 부과될 것이니 값비싼 결정을 내리기 전에 주의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미국을 떠나면 높은 관세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지만, 미국 50개주 안에서는 세금이나 관세 없이 자유로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트럼프식 강경책에, 실제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와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는 각각 켄터키 '링컨MKC' 조립라인과 인디애나 공장의 멕시코 이전계획을 백지화했다. 대신 캐리어는 그 대가로 10년간 700만달러(약 82억원)에 달하는 세금감면 혜택을 받게 됐다.
◆ 셀프 홍보도 트위터로... 주말에도 쉬지 않아
트럼프는 트위터를 적극적인 셀프 홍보수단으로도 애용한다.
그는 폭스뉴스에서 자신의 인터뷰가 담긴 특집 프로그램을 재방영한다며 “오후 8시, 즐기라!”라고 4일 TV프로그램 홍보도 직접했다.
반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방영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토요일 저녁 라이브(SNL)는 완전히 편견 덩어리다. 웃기지도 않고 최악이다"며 지난 3일 철저히 비판했다.
냉온탕을 오가는 그의 트위터는 이제 그의 일상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주말 이른 아침에도 폭풍 트윗을 계속했다”고 지난 달 그의 트위터 사랑에 대해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제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를 보고 기사를 작성한다. 공식 발언보다 앞서 그의 정책과 생각들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이런 행보가 가능한 것은 아직까지 백악관 인선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당분간 그는 트위터로 이슈 몰이를 이어가겠지만, 과연 그가 언제까지 트럼프식 트위터 정치를 계속할지는 앞으로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