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획득 위한 대량생산 아닌 유익한 정보 제공해야”
[뉴스핌=송영지 기자] 일본은 지금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성 저하로 큐레이션 사이트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관련 사이트가 폐쇄되고 서비스의 신뢰성 제고 대책이 발표되는 등 유익한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기업들의 역할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9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라인(LINE)이 2017년 중 실현을 목표로 큐레이션 사이트의 정보를 통합하는 인력의 경력 등을 심사, 순위를 매겨 게시 시에 반영하는 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인의 시마무라 타케시 상급 집행위원은 지난 5일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자사 큐레이션 사이트 ‘네이버(NAVER) 마토메’ 신뢰성 제고를 위한 시책을 발표했다.
당시 시마무라 위원은 “현재까지도 정보내용 확인 후 법령이나 가이드라인에 반하는 것은 표시가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왔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새로운 시책 실행 시, 비용이 들고 수익 면에서는 마이너스이지만 보다 인터넷이 신뢰받고 그로 인해 풍부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라인의 '네이버 마토메' 웹사이트 화면 캡쳐 |
◆ 독자획득 위한 기사 대량생산, '큐레이터' 문제점
현재 인터넷상의 정보를 테이터 별로 분류·정리하는 큐레이션 사이트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지난 11월 29일 일본 웹사이트 운영기업인 디엔에이(DeNA)가 근거가 분명치 않은 기사를 게재했다며 의료관련 사이트 공개를 중단했다. 이후 재조사한 결과 추가적으로 비슷한 사례가 적발돼 결국 그와 관련된 10개 사이트 모두 공개금지에 내몰렸다.
지난 7일 모리야스 이사오 DeNA 사장은 “성장을 우선시한 나머지 관리나 운영체제 구축이 미비했다”고 사죄했다.
DeNA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사이버 에이전트와 리쿠르트 홀딩스 등도 내용 확인이 불충분했다는 이유로 의료나 건강에 관한 기사공개를 중지하고 있다.
큐레이션 사이트는 인터넷 광고 수입이 제법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독자를 늘리기 위한 기사를 대량 생산하기 쉽다. 인터넷 투고 감시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 가디언’ 의 사에키 토모츠쿠 이사는 “비용을 절감하는 수단으로써 클라우드 소싱이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색사이트 메인에 표시되도록 키워드를 일부러 삽입하는 ‘편집’이 이뤄지기도 한다. 잘못된 정보와 저작권을 침해하는 정보 생산의 온상인 셈이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이 지난 11월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약 8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젊은이들과 인터넷 정보간의 관계는 꽤나 위태롭다. 예컨대, 중학생 80%이상은 사이트 상의 ‘광고’와 ‘기사를 잘 구분하지 못했다. 또 인터넷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할 때, 정보가 아닌 첨부돼있는 사진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유익한 정보 대중에게 닿을 수 있는 구조 정비해야"
“정보는 공유해야 강력하다고 믿는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의 힘은 유효하다.” 미국 구글 부사장이자 약40년 전 인터넷 통신프로토콜 ‘TCP/IP’를 개발,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톤 서프는 이렇게 말했다. 만능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사람과 사람을 이어 가치를 창출해내는 인터넷의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다.
무라야마 케이이치 니혼게이자이신문 편집의원은 "인터넷 이용자는 인터넷 상에 흘러넘치는 정보에 대해 판별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보다 먼저 사이트 운영 기업들이 유익한 정보가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정확하게 전달되는 구조를 정비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의원은 “'어차피 인터넷 정보이니 반 정도만 맞으면 그만이다'가 이번 큐레이션 사이트 관련 문제에서 얻은 ‘교훈’이 된다면 유감"이라며 "인터넷의 아버지도 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송영지 기자 (youngjee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