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절반 "채용 없다"…내년 사자성어 '파부침주'
[뉴스핌=한태희 기자] 중소기업이 내년에도 가시밭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기지수가 3년 연속 떨어졌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3일 국내 중소기업 2779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중소기업경기전망지수는 83.1로 3년째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수는 지난 2014년 94.5를 기록한 후 2015년 92.9로 떨어졌다. 올해는 지수가 90 밑으로 하락해 86.2을 찍었다.
이 지수는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를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지표가 100 밑으로 떨어질수록 경기가 더 나빠진다고 예상하는 중소기업이 많다는 의미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심화로 중소기업체감경기가 악화됐다"며 "중소기업은 내년 국내경제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내수회복 불확실성과 대선 등 정치 이슈, 미국 금리 인상, 원자재가격 불안정,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을 꼽았다"고 설명했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
불확실한 경제 상황은 청년 실업난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은 전체 고용시장에서 80%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중소기업 절반(45%)은 내년에 인력을 뽑지 않겠다고 답했다. 중소기업 10개 중 2곳만이 내년에도 인력을 채용한다고 답했다. 이마저도 기업당 평균 3.4명에 그쳤다.
중소기업은 또 투자도 망설이고 있다. 설비투자 계획을 세운 중소기업은 100개 중 7곳에 불과하다. 기술 개발 투자 계획을 짠 중소기업은 100개 중 6개에 그쳤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GDP기준 경제성장률을 2.2%로 예상했다"며 "이는 OECD 2.6%, KDI 2.4%, 한국은행 2.8%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여건을 반영해 중소기업은 2017년 사자성어로 '파부침주'를 선정했다. 파부침주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의미다. 결사적 각오로 싸운다는 결의를 비유하는 말이다. 사마천 사기 항우본기에 나온다. 중소기업은 또 올해 사자상어로 '권토중래'를 꼽았다. 실패에 굴하지 않고 재차 시도한다는 의미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수출, 내수, 투자위축 등 지금의 경제 상황은 출구가 없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는 형국"이라며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정치, 경제 등 사회 각 분야별 경제주체가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기업계도 필요하다면 범중소기업계가 참여하는 위기극복위원회(가칭)를 만들어 국가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