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 영향 커...할랄 등 가능성 높은 시장으로 눈여겨 봐야
[편집자주] ‘K뷰티’ 중흥기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뷰티업계의 시장 규모는 9조355억원으로 10조원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연 평균 8% 수준의 높은 성장률로 한국 경제를 먹여살리는 신(新) 먹거리 사업으로 자리잡은 시점이다. 그러나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구도 및 중국발 ‘한류 금지령’ 등으로 신규 시장 개척 및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도 대두되는 시점이다. 뷰티업계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신흥시장 개척 및 국내외 업계에서 시도되는 다양한 변신의 양상을 짚어본다.
[뉴스핌=박예슬 기자] 뷰티업계가 국내시장 및 동북아, 중화권 시장에 집중된 타깃에서 벗어나 신흥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남미, 중동, 동구권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이들 시장은 아시아 시장과의 문화적 차이가 적지 않은 만큼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토니모리 2호점 매장 전경. 검은 전통 의상을 입은 현지 여성들이 화장품을 구입하고 있다. <사진=토니모리> |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흥시장에서는 한류 열풍으로 인한 한국 드라마, 연예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도 올라가고 있다.
▲ 동남아-‘화이트닝’ 제품 인기...젊은 한류팬 많아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발간한 ‘글로벌 코스메틱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연예인들의 밝은 피부에 대한 동경심이 있는 동남아인들의 경우 국산 화이트닝(미백) 제품에 관심이 많다.
보고서는 특히 동남아 국가 중 가장 규모가 큰 태국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열대성 기후에 맞게 피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산뜻한 느낌의 화장품을 선호한다. 최근에는 기능성 화장품인 ‘코스메슈티컬’이나 천연화장품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20대 초반의 젊은 한류 팬들이 주 타깃층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고수해야 하며 안티에이징(노화방지), 미백 제품의 인기가 높다.
말레이시아는 가성비 좋은 저렴한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다. 국내 브랜드 중에는 ‘더페이스샵’, ‘네이처리퍼블릭’ 등의 로드숍 브랜드가 인기를 끈다.
▲ 중동, 유망한 시장...아직 한국 화장품 인지도 낮아
중동 뷰티시장은 아직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일부 브랜드가 현지에서 매장을 운영하거나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현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아직 중동의 뷰티 시장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 위주로 짜여져 있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 등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한국산 화장품도 조금씩 알려지는 추세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현지의 높은 시장 성장률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특히 세계 뷰티 시장에서 손꼽히는 신흥시장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신흥국 화장품 시장분석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2015년 기준 스킨케어 시장 규모는 6억3500만달러(약 7448억원), 색조화장품은 5억300만달러(5900억원) 수준이다. 현지인들의 구매력이 상승하고 있고 젊은 인구가 증가하면서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 고객이 증가한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이란 역시 세계 7위의 주요 화장품 시장이다. 특히 미국의 경제 제재가 완화되면서 오는 2019년에는 뷰티 시장이 3배 이상 팽창할 전망이라는 유로모니터의 예측이 있다.
중동 시장은 특히 ‘할랄(Halal,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물건)’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 현재까지 눈에 띄는 할랄 화장품 브랜드가 없다는 점도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다.
▲ 러시아-한류 바람 타고 인기 급상승
한류 드라마의 인기로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사상 처음으로 러시아의 화장품 수입 국가 10위권 내 한국이 포함됐다. 특히 러시아 시장은 유럽 진출에 앞서 ‘시장조사’를 할 수 있는 지역으로서 국내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시장에서는 특히 현지의 차가운 기후에 맞는 유분 높은 크림 제품, 겨울에는 점도 높고 무거운 제형의 화장품이 인기를 끈다.
최근에는 한국산 ‘마스크팩’이 잘 팔리고 있으며 브랜드별로는 ‘토니모리’, ‘홀리카홀리카’, ‘스킨79’ 등 중저가 로드숍 브랜드의 인기가 상승 중이다.
특히 콜라겐, 미네랄, 허브 등 천연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 러시아 여성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남미-미용 관심 높아...브라질 시장 ‘주목’
남아메리카 시장에서는 브라질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 브라질은 1인당 화장품 소비액이 가장 많으며 남녀 모두 외모에 관심이 많아 중요한 화장품 시장이다.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설화수, 메디힐, 미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열대 기후 특성상 지성 피부를 가진 소비자 많아 수분 베이스의 ‘세럼’ 타입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다. 먹는 화장품 등의 ‘이너뷰티’, ‘뉴트리 코스메틱’ 시장이 고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밖에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의 뷰티 시장도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2017년까지 연 20% 이상, 아르헨티나는 15% 이상의 높은 성장률이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