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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판도라' 정진영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제 이름은 없던데요?"

기사입력 : 2016년12월20일 14:01

최종수정 : 2016년12월20일 14:01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개봉 2주차에도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역대 12월 첫 주 개봉작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 달성,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거침없는 흥행 질주를 펼치고 있는 영화 ‘판도라’가 개봉 12일째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후 바쁜 일정을 쪼개 마주한 배우 정진영(52)은 관객들의 꾸준한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물론 한편으로는 괜한 공포심을 안겨줄까 걱정도 되지만, 그는 이 영화가 우리 사회에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대개 첫 주 지나고 관객 평이 입소문을 타면서 그다음 힘이 정해지죠. 추이를 보니까 우리 영화도 그 힘이 생긴 듯합니다. 스코어도 개봉 주보다 그다음 주가 훨씬 좋았고요. 워낙 시국이 엄중해서 영화 이야기를 할 상황도 아니었고 영화 자체 인지도도 높은 편이 아니었는데 입소문 덕을 보고 있네요. 물론 이게 또 관객이 많이 든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지만요. 울산 쪽에서 스코어가 높다더라고요. 이 영화로 원전 지역은 더 불안해하는 거죠. 그래도 시작점은 필요하니까요. 차근차근 불을 피워서 밥을 먹어야 하지 않겠어요. 아무것도 없는데 밥 먹자고 하면 안되죠(웃음).”

정진영이 ‘판도라’에 출연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진영은 “오래 걸려도 건강하게 사회적 합의가 시작될 수 있어야 하고 그 시작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물론 당시에는 시국이 지금과 같지 않았기에 걱정은 됐다. 과연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였다. 하지만 그건 제작진의 몫이라 여겼다. 그래서 고민 없이 출연 의사를 전했다.

“원전을 다루는 이야기를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는가, 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보고 후끈 달았죠. 책도 아주 재밌게 읽었고요. 하겠다는 결정은 금방 내렸어요. 다만 진짜 만들어질 수 있을까 우려는 했죠. 오래 걸릴 줄 알았거든요. 근데 시나리오 받고 8개월 후에 촬영 들어갔죠. ‘왕의 남자’는 1년을 기다렸으니(웃음) 빠르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촬영 들어간 후에는 고민할 게 없었죠.”

정진영은 ‘판도라’에서 재난 현장을 지키는 전(前) 발전소 소장 평섭을 연기했다. 역할이 역할인 만큼 촬영 틈틈이 원전 공부에도 힘썼다. 특히 전라남도 보성에서 촬영할 당시에는 직접 울진원자력발전소를 견학하기도 했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건, 그가 원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게 ‘판도라’ 때문은 아니라는 거다.

“제가 1980년대에 대학을 다녔지 않습니까. 그때가 환경 운동이 시작될 때라 원전은 진보적 의지 중 하나였죠. 물론 깊이 알지는 못했어요. 지금 우리 아들이 고3 수험생인데 초등학교 때 꿈이 핵물리학자였죠. 학문 자체가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공부를 좀 했죠. 근데 막연하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구체적으로 있더라고요. 당시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에서 아들과 홍보물을 찍자고 연락이 오기도 했는데 거절했어요. 하면 안될 논리가 생긴 거죠.”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 일각에서는 정진영을 ‘원전 반대론자’라고 단정 지었다. 하지만 정진영은 “반대 입장을 갖고 있을 뿐 반대론자는 아니다”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전문가 차원에서 반대론자라고 할 수는 없어요. 그 정도로 이론을 공부하지도 않았고요. 그냥 반대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정도죠. 우리나라에서 원전 정책은 재고할 여지 없이 계속 밀고 나왔어요. 근데 공부하다 보니 그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됐죠. 우리 영화 역시 그런 부분을 담고 있는 거예요. 반(反)원전 운동을 불러일으키려는 게 아니고요. 한수원 고발 영화는 더더욱 아니죠. 한수원 측에서 이걸 보라고 한다고 하니까요. 그저 원전 실태에 대한 문제 제기를 분명히 하는 거예요.”

그가 ‘판도라’로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다. 바로 이 영화가 사회적 합의의 시발점이 되는 것. 앞서 언급한 출연 계기와도 일치한다.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국회의원 연구모임의 ‘판도라’ 시사회에도 참석한 그는 “이렇게 논의가 되면 좋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거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적 힘이 있다”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우리가 희망을 느낀 건 영화적 엔딩 때문이 아닙니다. 원전 문제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논의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찬반은 있을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이번 기회에 같이 수면 위로 올려놓고 이야기해 보자는 거죠. 실제 납품 비리가 있었던 나라고 안전하다고 두고 볼 시기도 아니지 않습니까. 어쨌거나 이건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 할 문제임이 틀림없어요. 가능성이 크건 적건 간에 한 번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임이 분명합니다. 비록 지금 우리 사회에는 해결해야 할 더 급한 일이 있지만, 원전에 대해서도 검토해보고 함께 생각해봤으면 해요.”

우리 사회에 해결해야 할 더 급한 일, 이건 대한민국 전체를 혼란에 빠뜨린 최순실 게이트를 의미한다. 그간 공식, 비공식 석상에서 정치적 소신 발언을 서슴없이 해왔던 정진영에게 부담은 없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김제동, 이승환 같은 분들이 대단한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저는 뜨문뜨문 이야기하는 정도인 걸요. 이럴 때나 물어보면 이야기하는 정도죠. 대단하게 하는 일도 없고 엄청난 영향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제 이름도 없어요. 물론 이승환 씨도 없고요(웃음). 근데 전 배우라도 국민 중 한 명이니까 의사 표현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봐요. 물론 개개인의 소신보다는 작품 때문에 말을 할 수 없는 상황도 오지만요. 근데 사실 요즘엔 누가 이야기했다고 국민이 거기에 좌지우지되지 않아요. 온 국민이 스스로 알고 깨우치고 분석까지 하는 시국이죠. 온 국민이 나름의 입장을 갖고 사태를 대해요.”

바른말을 하는 성향은 그간 연기 생활에도 꽤나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종종 사회 고발성 작품과 진중하고 무거운 캐릭터가 많았다. 물론 여기에는 앞서 꽤 오랜 시간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를 진행한 영향도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끝난 지가 벌써 10년이 됐어요. 젊은 친구들은 한 것도 모를 겁니다(웃음). 제가 그걸 4년 정도 하고 관둔 게 그런 이미지가 각인돼서죠. 그래서 이후에 캐릭터도 다른 걸 많이 갔고요. 이준익 감독하고 허당 캐릭터도 하고 양아치 역할도 했죠. 근데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배우는 자기가 역을 만들어서 하는 게 아니라 내게 들어온 롤 중에서 내가 동의하는 인물의 삶을 따라가는 거죠. 물론 옛날에는 그런 이미지로만 인식된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였어요. 그래서 ‘그것이 알고싶다’도 그만둔 거고요. 근데 요즘엔 그런 생각을 안해요. 어떻게 보일까란 생각 자체를 안하는 거죠.”

이제는 많이 내려놓고 작품에 임한다는 그의 차기작은 영화 ‘대장 김창수’다. 김구 선생의 20대, 즉 청년 김구의 일생을 다룬 영화로 정진영은 고진사 역을 맡아 촬영에 한창이다. 

“급하게 살지 않는데 공교롭게 이번엔 시기가 맞물려서 정신이 없네요. 드라마 끝나고 여유롭게 있다가 스케줄이 몰렸죠. tvN ‘동네의 사생활’도 런칭하고 바빴죠. 근데 이제 다시 여유로워 질 듯해요. ‘판도라’ 경우엔 무대인사만 남았고, ‘동네의 사생활’도 정착 단계죠. 이건 토크쇼인데 심도 깊은 논의는 아니지만 각자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두 달 정도 지나면 이것 역시 자리가 잡히지 않을까 합니다(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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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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