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엔화 추가 하락 및 금리 스프레드 확대 따른 일본 주가 상승 전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딩’이 뉴욕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가운데 내년에는 열기가 일본 주식시장으로 옮겨 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공약을 충실하게 이행, 미국 경제 성장을 끌어올릴 경우 일본 주식시장이 쏠쏠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달러화에 대한 엔화 약세가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일본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보고 있다.
일본 금융시세판 <출처=AP/뉴시스> |
2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모간 스탠리는 최근 고객들에게 미국 주식을 매도하고 일본 주식을 매입할 것을 권고했다.
대선 이후 두드러진 엔화 약세가 2017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동차부터 전자제품까지 일본 수출 종목이 ‘엔저 효과’를 볼 것이라는 얘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엔화가 내년에도 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블랙록을 포함한 월가 주요 투자은행(IB)들이 내년 트럼프 트레이딩을 근간으로 한 일본 주식 비중 확대 전략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선 이후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14%에 달하는 하락을 기록했다. 글로벌 주요 통화에 비해 엔화의 낙폭이 현격하게 컸다.
미국과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250bp까지 벌어졌고, 이는 10년 전 수준인 265bp에 근접한 수치다. 이는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엔화 하락에 따른 주가 상승은 이미 가시화됐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미국 대선 이후 13% 뛰었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커다란 상승 랠리를 연출한 셈이다.
이사벨라 마코스 이 라고 블랙록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일본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엔화 등락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는 엔화가 떨어질 때 해외 투자자들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엔화 약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경제 성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탈동조화 역시 엔화 약세를 부추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헤지 기능이 설정된 일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유망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대선 이후 아이셰어 헤지 MSCI 재팬 ETF가 대선 이후 12.5%의 상승 기록을 세웠다. 반면 환헤지 기능이 없는 ETF의 경우 소폭 손실을 냈다. 일본 주식시장이 두 자릿수의 상승을 기록했지만 엔화가 이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