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2일 '삼성 합병' '문화계 블랙리스트' 연루 인물 소환
덴마크서 체포된 정유라는 관계기관과 송환 절차 협의 중
[뉴스핌=이성웅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 합병 개입 의혹'에 연루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을 재소환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의 참고인으로 송광용 전 교육문화수석을 불러 조사 중이다.
2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는 문형표 전 장관이었다. 문 전 장관은 지난달 27일 참고인으로 처음 소환된 이래 지금까지 총 5차례 소환됐다. 그동안 구속됐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함께 최다 소환자이다.
특검팀은 문 전 장관에게 전날에 이어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특검은 이미 문 전 장관이 장관 재직 시절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청와대의 개입 여부를 밝혀낼 다음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이날까지 총 3차례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안종범 전 수석도 같은 맥락에서 소환됐다. 전날 소환이 예정돼 있던 안 전 수석은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이날 오전 11시20분께 호송차에 실려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 의혹을 받고 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안 전 수석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 53개 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한 바 있어, 특검은 삼성 합병 과정에서도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송광용 전 수석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은 현재 특검팀이 삼성 합병 의혹과 함께 집중하는 사건이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부터 조윤선 문체부 장관까지 전·현직 청와대·문체부 인사가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송 전 수석은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고 있었냐',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냐'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특검사무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조윤선 장관까지 소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소환조사와 함께 지난 1일(현지시간) 덴마크 북부 올보르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송환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조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현지 교민의 신고에 의해 체포됐으며 체포 당시 정씨의 아들로 추정되는 2015년생 아이 등 3명과 함께 신병이 확보됐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