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거시지표 결과도 관심
[뉴스핌=김성수 기자] 이번 주 뉴욕 증시는 다우 지수가 드디어 심리적 저항선인 2만선을 돌파할지 주목된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이 개시되면서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고,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자가 오는 11일(미국 현지시각) 선거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기로 하면서 트럼프 랠리가 다시 힘을 받을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노란색)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파란색) MSCI 신흥국지수 5년 추이 <자료=파이낸셜타임스> |
◆ 뉴증 증시 사상 최고치… 트럼프 랠리 계속될까
새해 첫주인 지난주 뉴욕증시는 미국 고용 지표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쏟아지면서 상승세를 펼쳤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주 대비 1% 오르면서 2만선과 차이를 불과 40포인트 내로 좁혔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7%, 2.5%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용 지표 호조가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면서 섹터별 자금 로테이션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주가가 올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5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7만8000건에 못 미치는 수치다. 실업률은 4.7%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앞서 11월 일자리 수가 상향 수정된 데다 시간당 평균 임금이 26달러로 연율 기준 2.9% 상승, 7년래 최대 폭으로 뛴 것이 호재로 인식됐다. 이로써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에 진입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아론 최고투자전략가는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고용 지표는 대단히 만족스럽다"며 "무엇보다 시간당 임금 상승이 이번 지표의 하이라이트"라고 강조했다.
임금 상승으로 기업 수익성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내수 경기 회복의 동력이 강화됐다는 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처럼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트럼프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이번 주 트럼프 랠리가 지속될지를 결정할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자신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역대 대통령 당선자의 공식 기자회견은 일반적으로 수천만 대중이 시청할 만큼 세간의 관심이 뜨겁기 때문에 효율적인 소통의 장으로 인식된다.
당선자의 공식 발언과 함께 기자들의 질의로 구성되는 회견은 굵직한 정책 사안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기간 동안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밝혔다. 무엇보다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재정 확대 등 2008년 금융위기 이후와 전혀 다른 형태의 밑그림을 제시했다. 그의 공약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은 동시에 이에 대한 의지를 다시 확인하려는 욕구도 상당하다.
또한 국내외 언론과 대중들은 세금 인하부터 이민법까지 트럼프가 대선 기간 제시했던 공약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대책이 무엇인지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웰스캐피털의 제임스 폴센 수석 투자전략가는 "트럼프의 의제가 무엇이며 그가 취임 이후 첫 100일간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전히 많은 의문이 있다"며 "시장에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블룸버그통신> |
◆ 미국 어닝시즌 개막…중국 지표도 관심
이 밖에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작년 4분기 어닝 시즌은 과거에 비해 커다란 의미와 주가 파장을 가질 것으로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한층 뜨거울 전망이다.
S&P500 지수의 밸류에이션이 닷컴버블 이후 최고치까지 오른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제 증시 랠리를 뒷받침할 실질적 근거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9일에는 미국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가 실적을 발표하며, 13일에는 JP모간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주요 금융업체들도 실적을 발표한다.
톰슨로이터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S&P500 기업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하고 그 가운데 금융 부문은 15.7%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최근 트럼프 랠리 속에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간스탠리는 뉴욕증시 랠리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는데 중국 경기 둔화, 유럽 각국의 선거, 달러 강세 등으로 정작 투자 환경은 여의치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최근처럼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에는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모간스탠리는 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날 뉴욕 주식시장의 '트럼프 랠리'도 막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주 중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등으로 위안화 값이 급등했으나 여전히 위안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중국의 지난해 12월 외환보유액은 3조105억달러로, 심리적 지지선인 3조달러를 간신히 지켜냈다. 그러나 이는 지난 2011년 2월 이후 5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앰허스트피어폰트의 로버트 신체 수석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중국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3조달러 수준에서 유지하면서도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된다"며 "중국 수출입 지표도 시장의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0에는 중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되며, 13일에는 무역수지가 발표된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