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ㆍ물류비 상승으로 가격할인 공세 힘들어
[뉴스핌=전선형 기자] 수입차업계가 가격인상 카드를 만지작대고 있다. 원자재와 물류비 등 가격인상요인으로 수입차업계가 더이상 가격할인 공세를 펼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2일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국내에 판매중인 모델 69개 중 최근 출시한 ‘E200 아방가르드’를 제외한 68개 차종 가격을 평균 0.8%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벤츠코리아의 가격인상은 2013년 1월이후 4년만이다. 인상 폭은 최저 0.4%에서 최대 1.2%이며 금액으로는 최소 70만에서 최대 250만원까지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그동안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개별소비세 인하 덕분에 가격인상을 억제해왔다"며 "올해는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원화가치 하락은 가격인상요인으로 반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 자동차 강판의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월 톤당 41달러에서 같은해 12월 80.81달러로 2배가량 올랐다.
이어 그는 “가격인상은 매년 고려돼왔던 사안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은 아니다”라며 “다만 고객들의 혼란을 덜기 위해서 주요 딜러사에게는 이달초 가격인상에 대해 공지해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벤츠코리아의 가격인상 방침에 따라, 지난해 출시한 ‘E300 4매틱 아방가르드’의 경우 기존보다 70만원 오른 7770만원에 판매된다. 또한 ‘C200’은 기존보다 40만원 오른 4970만원, ‘S350D’는 100만원 오른 1억3600만원에 구매가능하다. 최고가 모델인 ‘AMG G65 에디션 463’은 기존보다 250만원 오른 3억78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벤츠코리아가 가격인상을 결정하면서 다른 수입차들도 가격인상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경쟁자인 BMW코리아의 경우 전체적인 가격인상보다는 연식변경(옵션 추가) 등의 부분적인 인상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지난 2011년 5시리즈 가격 인상 이후 공식적인 가격인상은 없는 상태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당장 차량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면서 “다만, 추후 연식 변경(옵션 변동)에 따른 일부 모델 변경 인상은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가격상승요인에도 불구하고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오히려 수입차 가격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벤츠코리아의 경우 지난해부터 C, E클래스가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며 가격정상화에 대한 논의가 있던 것 같다”며 “현재 다른 수입차들은 벤츠코리아 인상 뒤 분위기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