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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경영공백 우려 확산…내일 삼성사장단 '비상회의'

기사입력 : 2017년01월17일 13:56

최종수정 : 2017년01월17일 14:33

뚜렷한 플랜B 없어 구속 확정시 '경영 패닉' 빠질 듯

[뉴스핌=최유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같은 날 열리는 사장단회의는 사실상 '비상회의'가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그룹 콘트롤타워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지만 뚜렷한 '플랜B(비상계획)'가 없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높다. 주요 현안을 앞둔 상태에서 의사결정의 핵심인 미래전략실은 물론, 계열사 전문영졍인 체제까지 변화를 앞두고 있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일을 하루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룹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비상회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법무팀은 영장 실질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뇌물죄 피의자로 출석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관심은 내일 오전에 열릴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와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회의에 쏠리고 있다. 오전 10시30분 영장 실실심사를 앞두고 열리는 사장단회의는 강연 청취보다는 비상대책회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모든 계획이 올스톱될 상황"이라며 "산업 이슈에 대한 일종의 공부 모임 성격으로 운영하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대해 머리를 맞대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수요 사장단회의를 비상회의로 대체하거나 강연을 취소하는 등의 변동사항은 없다"며 "계속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총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삼성 내부는 그야말로 '패닉'이다.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잇는 정점에서 의사결정을 진두지휘한 오너의 공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주요 현안마다 직접 나서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던 삼성엔지니어링을 회생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2015년 말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서 미청약 물량이 발생할 경우 사재를 동원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청약률 99.9%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재계 관계자는 "자본잠식이었던 삼성엔지니어링을 그룹 차원에서 지원해 살리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준 것"이라며 "오너가 나섰기 때문에 주주들이 믿고 따라온 사례"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소송전이나 대규모 인수합병(M&A)에서도 직접 담판을 지었다. 이 부회장은 국내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M&A인 하만 인수(9조원 규모)를 위해 미국에서 경영진을 만나 협상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삼성그룹>

오너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삼성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분위기다. 해체를 추진 중인 미래전략실이나 인사가 연기된 계열사 CEO들은 의사결정 체제에서 힘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룹 2~3인자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은 수사를 받고 있어 경영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이 있지만 오너의 역할은 따로 있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는 상황은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면서 "사실 당장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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