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조사결과...철강·섬유·의류 등은 ‘흐림’
[뉴스핌=황세준 기자] 올 한해 산업기상도는 IT·가전이 맑은 반면, 조선, 자동차는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최근 10개 업종단체와 공동으로 '2017년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적‧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이를 맑음(매우 좋음)-구름조금(좋음)-흐림(어려움)-비(매우 어려움) 등 4단계로 표현한 것이다.
10개 업종 중 IT·가전만 ‘맑음’으로 관측됐다. 조선과 자동차는 ‘비’로 나타났다. 건설, 정유·유화, 기계 등 업종은 ‘구름조금’으로 나타났다. 철강, 섬유‧의류 등 업종은 ‘흐림’으로 조사됐다.
IT·가전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반도체 부문이 호조세를 견인할 전망이다. 또 스마트폰 화질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CD 액정 대신 우리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95% 이상인 OLED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선산업은 구조조정과 수주절벽의 직격탄을 맞는다. 건조물량 취소와 계약취소 등 일감부족이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해운산업 약화로 외국에 비해 자국발주가 여의치 않은 것도 일감확보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자동차도 내수감소, 중국차 상륙, 미국내 투자압박의 삼중고가 겹친다. 올해 내수 감소폭이 3.5%로 지난해(0.4% 감소)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도 미국 신정부가 자국생산 및 판매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는 관련 이슈를 논의할 정상회담이 주요국보다 늦어지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건설업종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부동산 안정화대책, 올해 금리인상 전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대규모 입주 본격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경기가 위축될 전망이다. 다만, 기존 수주계약 이행 등으로 주택건설투자 감소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종은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과 중국의 환경기준 강화에 따른 국내산 경유의 반사이익 등으로 수출이 전년대비 10.7%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화학은 최대수요처인 중국의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경쟁국의 생산시설 가동중단 및 교체 등으로 공급부족이 지속돼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계산업은 중국산 기계제품의 기술력이 높아지며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철강은 최근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50% 이상 고율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태국, 인도,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섬유·의류는 신흥국의 저가 물량공세와 모바일․인터넷 거래확대로 단가하락, 생산감소를 예상한다. 새로운 의류생산기지로 부상하던 베트남으로의 수출도 ‘TPP 무산 가능성’으로 타격이 우려된다.
최규종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심리경기가 바닥인데다가 대외상황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 매우 위협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산업계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국민들이 글로벌시장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는 한국산업을 위해 관심 갖고 응원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