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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찬반 격론 “은행 개혁 위해” vs “현행 유지”

기사입력 : 2017년02월02일 15:19

최종수정 : 2017년02월02일 15:51

"재벌 사금고 우려"와 "4차 산업혁명 대응" 맞서

[뉴스핌=강필성 기자] “법 개정 전 인허가를 밀어붙이는 것은 애 낳았으니 키워야 하지 않느냐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결국 입법부가 결정할 일입니다. 하지만 과점 상태가 된 은행을 이대로 두면 안 됩니다. 경쟁과 혁신이 필요합니다.” (최훈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를 두고 학계와 금융당국, 인터넷전문은행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은산분리를 완화하면 안 된다는 주장과 침체된 은행 시장의 변화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약 2시간 40분간 이어진 토론에도 양측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사진=참여연대>

국회에서 2일 열린 ‘카카오뱅크·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문제 진단 토론회'에서 은산분리에 대한 토론이 진행했다.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을 4% 이상 가질 수 없게 정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KT, GS리테일, 카카오 등의 산업자본이 투자했다. 은산분리가 완화돼야 산업자본이 자본을 더 투자할 수 있고, 인터넷은행이 적극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

◆ "미국에서도 은산분리 엄격하게 적용"

발제자인 전성인 교수는 “시중에 알려진 것과 달리 미국에서는 은산분리를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산업자본이 들어와야 하는 이유로 꼽히는 빅데이터 활용, 외국자본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이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에 인허가를 내준 일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전 교수는 “금융위원회는 국회에서 은행법 개정 및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제정을 전제로 인허가 절차를 진행해왔다”며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한 행정인가 의문이 생긴다”고 비판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미 우리는 상호저축은행 파산사태, 동양그룹 사태를 목격했다”며 “지금은 KT나 카카오가 잘 나가고 있지만 언젠간 그렇지 않을 경우 은행 자금에 욕심을 내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상호저축은행, 동양그룹이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시중은행도 위비뱅크, 써니뱅크 등 ICT서비스를 다 하고 있다”며 “꼭 IT기업이 최대주주가 돼서 이를 주도해야할 필요는 없다. 은행은 여신관리, 위험관리 업무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은 은산분리 완화 대신 기존 산업자본의 참여를 허용하는 상호저축은행을 통해 진출할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은행산업 개혁, 기존 플레이어에게 맡길 수 없다"

반면 과점 체제가 된 시중 은행의 변화를 위해서는 IT기업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개진됐다.

최훈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은 “정부가 은산분리를 완화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예외적인 제도적인 유연성으로 극히 제한적인 시도를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은행산업의 과점구도 그대로 4차 산업혁명에서 핀테크가 파괴적인 형태로 금융산업에 스며들고 침식하는 걸 놔둘 것이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도 “거대한 4차 산업혁명 중에 핀테크 글로벌 이슈를 보고만 있어야하나”며 “우리나라 은행의 앱은 지점에 근거를 둔 것으로 4개 은행의 앱이 77개에 달할 정도로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는 2014년부터 핀테크를 준비하기 위해 기존 은행에 접촉했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제휴할 필요가 없었다”며 “은행산업 개혁을 기존 플레이어들에게 맡기는 것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통합민주당의 이학영 국회의원과 전해철 국회의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가 주최했다. 토론에는 이들 외에도 김성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변호사),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대형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등이 참여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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