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법 3만t으로 부족, 30만t 더 늘린다
[뉴스핌=방글 기자] LG화학이 여수공장에 ABS(고부가합성수지) 라인을 추가 증설한다. 국내 화학산업에 공급 과잉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고부가 제품으로의 빠른 전환이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고기능 ABS는 내열성과 내충격성, 가공성이 뛰어나 자동차 및 가전, IT소재에 주로 적용되는 제품이다.
LG화학의 고위급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수공장의 ABS 생산능력을 30만t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설 방법에 대해서는 “여수공장에 여러 라인이 있는데, 그 중 가동률이 떨어지는 설비를 운영 중단하고 ABS라인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유력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ABS의 경우, 당장 없어서 못 팔고 있는 상황”이라며 “노후설비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공급이 되지 않는 걸 방지하기 위해 스페어라인(예비선로)을 미리 만들어 놓고, 기존 설비를 하나씩 바꾸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 남은 PS라인을 추가로 없애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가동을 중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LG화학이 생산하는 ABS제품<사진=LG화학> |
업계는 LG화학이 고부가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과정에서 ABS를 우선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현재 3조원 규모인 고부가 제품 매출을 2020년 7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고부가제품군에는 ABS를 비롯한 PO(폴리올레핀),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친환경 합성고부 등이 포함됐다.
이후, LG화학은 ABS 증설을 두 차례 발표됐다.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법법(원샷법)을 통해 여수공장의 PS(폴리스티렌) 설비를 ABS로 전환하는 방법이 그 중 하나다.
현재 여수공장의 PS생산라인 2개 중 1개를 ABS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공급 과잉 품목으로 지정된 PS는 연산 10만t에서 5만t규모로 축소하고 ABS는 85만t에서 88만t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화남공장에도 ABS라인을 증설한다. 오는 2018년 말까지 1억달러(약 1140억원)를 투자, 현재 15만t인 생산능력을 총30만t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화남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신흥 성장 시장인 동남아 공략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LG화학은 두 차례 증설을 통해 현재 21% 수준인 세계 시장 점유율을 26%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계획 중인 여수공장 ABS 생산능력 30만t 확대를 포함하면 시장 점유율은 더 높아진다.
이와 관련 LG화학 측은 "구체화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LG화학은 여수공장 인근 야산에 3만t 규모 ABS 공장을 새로 짓기 위해 지자체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