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원대 기부금 집행 요건 강화...정경유착 논란 원천봉쇄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전자가 기부금 의결요건을 강화해 연간 수천억원대의 사회공헌 비용을 한층 더 투명하게 집행한다.
24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10억원 이상의 기부금이나 후원금 등을 지출할 경우 반드시 이사회를 거치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기부금 지출에 대한 엄격한 의사결정으로 정경유착 논란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기존에 삼성전자는 자기자본 0.5% 이상인 기부금에 대해서만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를 거치도록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소액 기부라도 기부금의 사용 목적이나 액수 등을 이사회에서 논의한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외부 요청 후원금과 사회공헌 차원의 사회공헌기금, 산학지원 등 외부에 지급하는 모든 건이 대상이다. 이사회에는 매주 법무, 재무, 인사,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팀장이 참여하는 심의회의를 통과한 안건만 올라올 수 있다. 심의회의에서는 1000만원 이상 집행건을 다룬다.
기부금 등 집행요건이 한층 강화된 셈이다. 다른 계열사들도 삼성전자의 이같은 방침에 보조를 같이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안팎으로는 이같은 방안이 주총에서 통과되면 사회공헌의 투명성이 더 높아져 기업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홍보팀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가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집행을 점검하게 돼 투명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기준 삼성전자가 집행한 연간 기부금은 3748억원이다. 한국2만기업연구소 조사결과 삼성전자의 기부금 규모는 국내 매출 10조원 이상 대기업 23곳 중 1위다. 23개 기업 전체 기부액의 45.2%를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진행하는 '나눔과 꿈' 사업의 경우 1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회복지, 환경, 문화, 글로벌 등 4대 분야로 나눠 1개 단체당 최대 5억원을 지원한다.
금전적인 기부금 외에도 삼성전자는 교육, 지역사회 개발, 의료, 환경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 사업장에서 삼성 스마트 스쿨, 삼성 나눔 빌리지 등 다양한 현지 맞춤형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2015년 삼성전자의 글로벌 나눔경영 비용은 5234억원이고 104국 145만3274명에 혜택이 돌아갔다.
한국에서는 지역 마을과 상생하기 위해 농촌 일손 돕기,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등 다양환 활동을 수행하여 경제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보육 시설 보호가 만료된 청소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시설도 지원한다.
2006년부터는 꾸준히 청각장애 환아 인공와우 수술과 재활치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2015년 6월부터 신경영 20주년 특별 기부금으로 암, 심장, 희귀난치성 질환 등을 앓고 있는 만 24세 소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치료비를 후원 중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