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본소득세·법인세 등 '수치'로 집요하게 질문
정관용 "질문자에 역질문하는 화기애매한 상황"
[뉴스핌=장봄이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날카로운 공격수 능력을 발휘하며 더불어민주당 첫 대선 예비후보 합동토론회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법인세와 81만개 일자리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문재인 전 대표를 몰아세웠다. 상대적으로 탐색전에 몰두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비해 정책 주도권 측면에서 기선을 잡았다는 평가다.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 4명은 3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진행된 첫 대선 예비후보 합동토론회에서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여러 차례 토론에 자신감을 보였던 이재명 시장은 이날 자신의 정책을 강조하며 명불허전 토론능력을 과시했다.
이 시장은 초반부터 자신의 생각과 정책을 내세우며 선명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특히 후보들과 정책 토론에서 공격수 이미지를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공격 포인트를 정확히 잡고 토론을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 예비후보자 합동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이 시장은 상호토론 시간에 문 전 대표에게 “복지 증대를 위해 증세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법인세는 왜 증세 대상에서 뺏냐”고 꼬집었다. 그러자 문 전 대표는 “법인세 증세를 안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면서 “증세가 필요한 데 순서가 있다”고 받아쳤다.
문 전 대표는 “제 공약은 첫째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높이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고액상속세와 자본소득의 과세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법인세 실효세율을 올리고 그래도 부족하면 명목세율 인상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계산해보면 (문 후보의) 각종 정책에 법인세 증세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법인세는 분명히 지금까지 언론 발표 말씀에서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이재명 시장도 법인세 실효세율 증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시장은 “증세가 아니라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법정 세율을 올리는 게 현실”이라며 “최대치가 5조원이고 대기업은 3조원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한 개 공약도 커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노동조합 서민들보다는 4대기업 연구소장들부터 만나 여전히 대기업 재벌이 한국경제의 견인차라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친재벌 후보가 집권할 경우 권력 집권세력만 단순히 바뀌는 것이라는 입장을 이어간 것이다.
또 이 시장은 문 전 대표가 질문을 던지는 상호토론 시간에 오히려 문 전 대표에게 역으로 질문을 던져 주제 주도권을 잡기도 했다. 이 시장은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돌려 드리겠다는 공약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100% 동의한다"면서 "일자리 예산에 대해 말했는데 81만개를 만들려면 24조원이 필요하다. 법인세 증세 없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역질문을 했다.
문 전 대표는 "(81만개 중) 공무원은 17만개고 21조원이 필요하다. 4조 1000억원이면 해결되고 그것도 공무원 초임이 아닌 5년차로 계산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사회자인 정관용 시사평론가는 "역질문하는 화기애매한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