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낮추고 활동 수당 높이자 회의 참석률↑
[뉴스핌=강필성 기자]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이 지난해 사외이사 보수체계를 대폭 개편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본급을 낮추고 사외이사 활동 수당을 늘리는 방식이다. 사외이사가 저조한 출석률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연봉을 받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16일 신한금융지주 등에 따르면 지주사와 신한은행은 지난해 주주총회 이후 사외이사의 기본급을 월 400만원에서 월 300만원으로 줄였다. 연간으로 본다면 약 1200만원의 보수가 줄어든 셈이다.
이외에 기존 회의참가 수당 외에 지급되던 국외 거주 사외이사의 교통비와 숙박비를 1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췄고, 직책 중복수행시 중복 지급 없이 최고금액의 직책수당만 지급하기로 했다.
인상되는 항목도 있다. 이사회 및 소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날 일별로 70만원이 지급되던 수당을 건별로 분리해 이사회 100만원, 소위원회 50만원으로 책정했다. 같은 날에 두 회의가 열리면 70만원만 지급되던 것이 이제는 두 건 모두 참석할 경우 150만원을 받게 되는 것이다.
신한은행도 비슷하다. 신한은행은 기본급 월 50만원, 연간 600만원 삭감하고 이사회 회당 50만원, 소위원회 회당 30만원의 수당을 각각 책정했다.
요컨대 이사회 및 소위원회 활동 여부가 사외이사 연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것.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사회 활동에 보다 충실할 수 있도록 지난해 4월부터 기본 수당을 축소하고 이사회 내 위원회 참여도 등 활동 실적에 연계한 보상체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지주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일부 사외이사의 저조한 출석률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본인 주주를 일정비율 사외이사로 발탁해온 신한지주 특성상 일부 사외이사는 회의에 매번 참석하기 어려웠다. 이에 주주인 일부 자산운용사는 2015년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본계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이 실험은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한지주 이사회 참석률은 95%로 전년 87%에 비하면 대폭 상승했다. 소위원회 참석률도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이사회 및 소위원회에 사외이사 100% 참석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전 해 이사회 참석률은 95.9%(임시이사회 93.5%)였다.
이 때문에 기본급이 줄었음에도 사외이사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전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늘었다.
지난해 신한지주 사외이사의 평균보수는 5227만원으로 전년대비 0.25% 감소했지만 신한은행의 사외이사 평균보수는 4953만원으로 전년 대비 8.38%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이사회, 소위원회 출석을 독려하기 위해 일부 은행에서는 회의 날 운전기사 딸린 승용차를 자택으로 보내는 방법까지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제 사외이사가 단순히 자리만 지키면서 월급을 받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