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펴낸 그림책의 표지. 비소설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다. <사진=크라운출판그룹> |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내 안에 있는 렘브란트를 찾고 싶다”며 그림 그리기에 푹 빠져지냈던 조지 W. 부시(71) 전 미국 대통령이 그림책으로 홈런을 쳤다.
지난 2월 출판된 그의 그림책 '용기의 초상화(Portraits of Courage): 미군 전사들을 향한 최고사령관의 헌사'는 3주째 미국 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절찬리에 팔리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미군 용사들을 직접 만나 초상화를 그렸고, 그 중 66명을 골라 화집으로 출간했다.
그가 그린 용사들은 전투 중 부상을 입거나, 정신적 외상을 입어 힘들게 적응는 중인 것이 공통점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은 2001년 9·11 테러 직후 부시 행정부 때 일어난 전쟁이다.
이번 그림책에서 부시는 초상화와 함께 참전용사 개개인의 스토리를 작가메모 형식으로 함께 수록했다. 화집을 펴낸 크라운출판그룹은 "부시는 미국의 참전용사들이 전쟁의 아픈 상처를 잘 극복하고, 민간인으로 생활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헌신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전했다. 부시는 책 판매의 수익금 전액을 참전용사와 그들의 가족을 위한 기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은퇴 후 열정적으로 캔버스와 마주해왔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가 그림을 취미로 삼았다는 사실을 접한 후 66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붓을 잡았다.
비평가들은 그의 그림솜씨가 '뒤늦게 그림에 뛰어든 것치고는 꽤 뛰어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시는 사람의 얼굴 부분을 클로즈업 형식으로 그리는데, 영국이 낳은 세계적 화가 루시앙 프로이트의 인물화를 연상케 한다. 비록 아마추어 화가이지만 대상의 특징을 집약해 표현하는 실력은 제법 쏠쏠하다. 얼굴의 음영 표현이라든가, 독특한 색채 등은 전문가 못지않은 수준이다.
은퇴 후 그림 그리기에 푹 빠져 있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중 인기는 없었으나 그림실력만큼은 꽤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크라운출판그룹> |
부시는 지난 5년간 퇴역군인 98명의 얼굴을 유화로 그렸다. 그리고 이번에 66점의 초상화를 추려 꽤 두꺼운 그림책을 펴낸 것. 전 대통령의 그림책이 날개 돋힌 듯 팔리며 베스트셀러에 오르자 시사교양지 뉴요커는 “부시의 그림 솜씨는 기대이상으로 뛰어나다”라고 평가하면서도 “(재임 중) 치명적인 판단착오(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 도발)를 저지른 그가 늦었지만 이를 속죄하려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이영란 편집위원 art2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