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6일 오전 10시 우병우 전 수석 소환 통보
禹, 김수남과 전화통화…檢 칼날 무뎌진 이유?
대선주자 검찰개혁 공약, 수사 실패 시 부메랑
세차례 소환 의혹 못밝히면 비난 거세질 전망
[뉴스핌=김기락 기자] 검찰이 6일 오전 10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기로 하면서 수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우 전 수석 첫 소환 때 불거진 ‘황제조사’ 논란에 이어 우 전 수석과 김수남 검찰총장 간 통화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찰이 우 전 수석에게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대선주자들이 검찰 개혁을 공약으로 내놓는 상황에서, 검찰 출신인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거나 봐주기라는 비판을 경우 검찰에 불어닥칠 역풍은 거셀 전망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우병우 전 수석 수사에 대해 신중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가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우 전 수석 수사 성과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비리를 알면서도 묵인·방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시나 요구대로 응하지 않은 문화체육관광부·공정거래위원회·외교부 공무원을 표적 감찰하고, 퇴출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가족 회사인 '정강'의 자금 횡령·배임, 의경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 등이 제기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모습.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특히,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후 같은 해 6월 해경 본청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던 검찰 수사팀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해경 상황실 전산 서버 압수수색을 하지 말라’는 취지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외에 그의 가족 회사 ‘정강’ 자금 횡령 등까지 포함하면 혐의가 11개에 달한다.
그런데도 검찰은 우 전 수석 첫 조사 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소환 조사에서도 팔짱끼고 검찰 직원들과 얘기하는 우 전 수석 모습이 카메라 렌즈에 잡히면서, 여론은 싸늘해졌다.
검찰이 전직 검사 우 전 수석과 혹시 있을지 모를 끈끈한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1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맡으며 올해 2월 우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수사 기간이 연장됐다면, 구속할 수 있었다는 게 특검의 관측이다.
박 특검은 “우 전 수석 영장을 재청구하면 100% 구속”이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 발언에 수사 부담을 느낀 검찰이 당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특검 주변에선 ‘특검 기간 연장을 불허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우병우를 잠시나마 살렸다’란 얘기가 나온 바 있다.
1월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 4층 대강당에서 열린 재경검찰 신년 다짐회에서 김수남(오른쪽 두번째) 검찰총장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우 전 수석 조사 결과는 향후 검찰 개혁에 직접 영향을 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대선주자들이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철폐 등을 강하게 주장하는 만큼, 검찰의 크고 작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도 검찰과 수사권 조정 등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근혜 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검찰 의존도가 심했다. 검찰 개혁은커녕 검찰의 과잉권력을 보장하면서 검찰 출신 인사들을 국무총리 등 요직에 중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수사권·기소권으로 반대·비판 세력을 억누르면서 대통령의 권력을 철벽 방어하고 권위주의 통치 체제의 확립에 일조하였다”고 평가했다.
검찰은 최근 기자들과 티타임 자리에서 우 전 수석 수사 관련, “특검에서 사건이 넘어온 이후 한달 간 46명을 조사했고 여러 혐의에 대해 강도높게 조사를 진행해왔다”며 수사 공정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발언만 보면 지난해 수사와 대비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