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이민이 사회에 가져다주는 이점이 비용을 훨씬 초과한다."
지난 2월 27일(현지시각) 텍사스 오스틴에서 시민들이 '반이민 반대-장벽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AP/뉴시스> |
약 1500명에 달하는 경제학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지키겠다며 반(反)이민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상 이 같은 정책이 미국 경제에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AP통신과 CNN머니 등은 12일(현지시각) 6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1470명의 경제학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경제 성장에서 이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민자들이 회사를 만들고 수학과 과학, 엔지니어링 분야에 모여 있어 베이비부머들의 퇴직에 따른 경제적 후퇴를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혜로운 이민정책은 이민의 비용을 줄이면서도 이점을 최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한에서 경제학자들은 "이민은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분명한 경쟁 있는 강점 중 하나"라면서 "적절하고 필요한 보호조치가 있다면 이민은 경제와 미국인 근로자들에게 위협이라기보단 기회"라고 말했다.
CNN머니는 정치적 성향을 뛰어넘어 다양한 경제학자들이 이번 서한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서한에는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 자문위원을 지낸 더글러스 홀츠 이킨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았던 어스틴 굴스비 등이 이 서한에 서명했다. 이킨 전 위원은 "이민은 그저 좋은 것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민정책이 자국민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며 반이민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취임 후 두 차례나 일부 이슬람국가 국민의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문직 취업비자(H-1B)도 대폭 손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지난달 285명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대다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이 실수라고 판단했다. 이들은 더 완화된 이민 정책이 경제를 부양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것보다 H-1B 비자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