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특수강 양산제품 승인 대기…연 8000억 시장에 첫 발
기존 강자 '세아베스틸', 우회전략으로 위기 해소
[뉴스핌=전민준 기자] 현대제철(부회장 우유철)이 첫번째 자동차용 특수강을 현대차 신형 쏘나타에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연간 2만3000톤(t)을 납품하겠다는 게 현대제철의 계획이다. 이에 기존 특수강 강자인 세아베스틸과 정면충돌은 불가피해졌다.
26일 자동차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오는 7월 현대차 쏘나타 엔진에 특수강을 적용하기 위해 양산 전 초도제품 승인 절차(Initial Sample Inspection Report, ISIR)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자동차용 특수강을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쏘나타가 첫 대상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차의 양산 중형차 중 생산대수가 가장 많은 제품에 납품하는 것을 특수강 판매 증대에 효율적이라고 봤다"며 "현재 인증절차 진행 중이며 늦어도 8월에는 양산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수강은 자동차 엔진의 크랭크샤프트 같은 부품이나 건설 중장비 부품 등에 사용되는 소재다. 이 중 자동차용 특수강은 범용제품인 건설ㆍ기계용과 달리 품질 수준이 높고, 까다로운 특징이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4년 특수강 시장에 진출한 이후 동부특수강(현 현대종합특수강)을 인수하면서 생산능력을 키우는 한편, 연구개발 인력 대거 충원으로 제품 개발에도 역량을 쏟아 왔다. 자동차용 특수강은 지난 2015년 상반기부터 개발, 현재 양산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 쏘나타의 올해 연간 판매목표는 9만3000대, 내년 판매 목표도 비슷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재 자동차 한 대당 들어가는 특수강은 250㎏, t당 8만원이다. 이를 환산하면 현대제철은 쏘나타에 총 2만3000t의 특수강을 납품, 매출 18억4000만원을 올릴 전망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우선 쏘나타에 제품을 적용하고 소형‧대형 세단 등 점차 납품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현대차, 기아차 외 르노삼성자동차나 쌍용자동차에 납품하는 것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자동차용 특수강 시장은 연간 약 100만t, 금액으로 치면 약 8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국내에서는 세아베스틸이 업계 1위 자리를 수년째 지켜왔지만, 현대제철이 특수강 시장에 첫 발을 내딛으면서 1‧2위 자리가 뒤바뀔 것이라는 관측은 계속 나왔다.
특히 현대제철이 자동차용 특수강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특수강의 최대 수요처인 현대기아차가 구매처를 기존 세아베스틸에서 현대제철로 바꿀 것이라는 게 철강업계 중론이다. 현대기아차가 소속 계열사인 현대제철의 제품을 쓸 확률이 높다는 것.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품질 수준이 까다로운 자동차용 특수강 개발에 성공한 것은 분명 위협이 될 것"이라며 "해외 완성차 기업들에 납품을 추진, 위기를 탈피하려는 중"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