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공 지하금고에 보관 중인 10조원...극비리에 이전 마쳐
강남본부·수도권 본부 등에 분산 보관 중
[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은행이 5월 중 임시 이전을 앞둔 가운데 지하 금고에 있는 현금 10조원 가량의 이동을 대부분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한국은행> |
1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19일부터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삼성본관빌딩으로 이사한다. 건물이 낡은 데다 새로 생긴 주변 건물이 높아 보안 문제까지 겹쳐서다. 본부 재건축이 진행되는 2020년 상반기까지 삼성본관빌딩에서 업무를 수행한다.
문제는 지하금고에 보관 중인 현금 10조원이다. 조폐공사가 찍어낸 화폐는 한은의 승인을 거쳐야만 시중에 풀릴 수 있다. 이때 한은 지하금고에 돈이 머문다. 이외에 시중은행이 맡긴 돈, 비상 시를 대비한 돈 등이 함께 있다.
다만 대부분은 극비리에 이전을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 본관으로 옮겨가지만 이곳엔 금고가 없다. 때문에 현 소공동 한은 건물에서 약 8.6km 떨어진 서울 역삼동 강남본부에 위치한 지하금고, 수원 인천 등 수도권 본부로 옮겨졌다.
주변의 고층 빌딩 등으로 동선이 노출될 수 있어 현금 수송은 보안 측면에서 그간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수송은 경찰 무장 경호 인력이 합세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위장 차를 동원하고 노선을 계속 바꾸는 등 보안을 높였다. 시간은 교통이 비교적 한산한 주중 야간이나 주말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은의 이번 이사는 한국전쟁 이후 처음이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3일 만에 금괴를 부산항으로 옮기고 본부 역시 부산본부로 옮겼다. 당시 미처 옮기지 못한 금 260kg과 은 1만6000kg은 북한군에 넘어갔었다.
한은 본부 부서는 이달 19일부터 6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총재, 금융통화위원, 집행간부집무실, 조사국, 통화정책국, 금융안정국 등이 삼성본관으로 이사하고 화폐 교환, 수급 업무를 담당하는 발권국은 금고가 설치된 강남본부로 이전한다. 소공별관에 있는 경제통계국과 외자운용원, 경제연구원은 이전하지 않는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