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당일 여행객, 4~5일 사전투표 계획
9일 바쁜 일정 예상돼 미리 한표 시민도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투표소 어디서나
[뉴스핌=황유미 기자] 서울에서 자취를 하는 직장인 강모(여·29)씨는 오는 4일 점심시간에 사전 투표를 계획하고 있다. 4일 오후부터 9일까지 경북 경주에 있는 본가에서 머물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서울역에 마련된 19대 대선 아름다운 선거 홍보관에서 시민들이 사전 투표 체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강씨는 "예전 같았으면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하고 그냥 투표소에 안 갔을 것 같은데 이번에는 투표할 권리를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점심을 포기하고 회사 근처 투표소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9일 치러지는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전 투표 열기가 뜨겁다. 최장 11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에 치러지는 만큼, 선거당일 여행 일정 등의 사정이 있는 국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별도의 사전 신고 없이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에 마련된 투표소 3507곳 어디에서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것도 뜨거워진 열기에 한몫했다.
대통령 선거에 사전 투표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투표는 지난 2013년 1월에 도입돼 그 해 4월 24일 재보궐 선거에서 처음 실시됐다.
이전에는 부재자 투표가 시행됐다. 부재자 투표는 지역 투표구별로 선거인명부를 따로 관리했기 때문에 선거일에 투표를 하지 못할 경우에는 반드시 미리 신고를 해야 투표를 할 수 있었다.
이후 전국의 모든 선거인명부를 하나로 합친 통합선거인명부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별도의 신고 절차 없이 사전 투표가 가능해졌다. 등록된 주소지 관내의 투표소가 아닌 곳에서도 가능하다.
사전 등록 없이 전국 어디서나 손쉽게 투표할 수 있다는 것은 사전투표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학교 졸업반인 황모(남·25)씨는 "선거 날이 휴일이다 보니까 같은 수업 듣는 친구들이랑 모여 새벽부터 팀과제를 준비하기로 했다"며 "그날 일정이 바쁠 것 같다. 집 근처에서 투표하기 어려울 것 같아 4일 수업 마치고 학교 근처 투표소에서 투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휴일에 여행 일정을 잡은 국민들을 위해 인천공항 출국장과 서울역에도 사전투표소가 마련됐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겪으면서 국민의 정치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같은 사전투표의 편리함은 사전투표율을 지난 총선보다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캄보디아로 오는 5일 가족여행을 떠날 예정인 직장인 정모(남·31·울산)씨는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이번에는 진짜 내 눈으로 보고 판단해서 소신대로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항 출국장에 사전투표소가 있다고 하니 투표하고 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4월 진행된 20대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12.2%였다. 전체 투표율은 58%였다. 투표자 5명 중 1명은 사전투표를 했다는 의미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해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전투표율 역시 높을 것으로 예상 된다”고 답했다.
사전투표는 오는 4일과 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신분증 제시 후 신분을 확인 한 뒤 투표용지를 수령해 투표하면 된다. 관외 선거인의 경우 투표용지와 함께 회송봉투를 수령해야하며 기표후 용지를 봉투에 넣어 봉한 뒤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