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재포장 제품 6월말 이후 유통
[ 뉴스핌=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해 배터리 문제로 회수 조치했던 '갤럭시 노트7'을 리퍼비시폰(수리 재포장한 제품, 이하 리퍼폰)으로 재출시하기 위해 통신업계와 본격 협의에 들어갔다.
서울 서초동 삼성딜라이트샵에 갤럭시노트7 광고 포스터가 걸려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KT와 갤럭시 노트7의 리퍼폰 판매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KT는 삼성전자의 제안을 공식 접수,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리퍼폰 판매 시기는 6월 말 이후, 가격은 정가(98만8900원보다) 20만~30만원 저렴한 70만원대로 협의 중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은 아직 공식 제안을 받은 상황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리퍼폰 판매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 리퍼폰을 유통하는 것은 처음이다. 앞서 CJ헬로비전, SK텔링크 등 알뜰폰을 중심으로 애플 아이폰 리퍼폰을 판매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갤럭시 노트7 리퍼폰은 배터리 용량을 기존 3500mAh에서 3000~3200mAh로 하향 조정한 제품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단말기 교체 프로그램인 '갤럭시 클럽'을 운영하면서 리퍼폰 판매 가능성을 점쳐 왔다. 갤럭시 클럽은 소비자가 기기 할부금과 함께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구매 1년 후 남은 할부원금 대신 중고기계를 반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리퍼폰 판매에 대해 긍정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자원을 재활용하고 휴대폰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면에서 좋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중고폰 사업자들 역시 삼성전자의 리퍼폰 유통이 중고폰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다만, 통신사들은 재고 관리나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 잠식)에 대한 우려도 내비친다.
통신사 매장 직원은 "리퍼폰은 고객 확보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나 갤럭시 노트7 처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신제품 수요층과 겹칠 수 있어 시기나 가격이 조정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