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세 둔화로 제품가격 상승...매출액 증가율 3년만에 플러스
[뉴스핌=허정인 기자]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난해 매출액 상승으로 성장세를 회복했지만 투자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6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감기업(「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 법인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1%로 전년(-2.4%) 대비 증가 전환했다. 외감기업 매출액은 2014년(-0.3%)과 2015년(-2.4) 연속 감소세를 잇다가 3년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최덕재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국제유가 하락세가 둔화되면서 석유화학, 금속제품 등 제조업의 매출감소세가 둔화되고 주택경기 호조 등에 따라 건설 및 서비스 등 비제조업의 매출증가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외감기업의 매출액을 부문 별로 보면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2015년 -4.2%에서 지난해 -1.4%로 감소 폭이 축소됐다. 특히 석유화학 업종이 2015년 -16.8%에서 2016년 -2.9%로 가장 크게 줄었고 금속제품이 2015년 -7.3%에서 2016년 -2.0%로 감소했다.
최덕재 팀장은 “지난해 1월엔 유가가 배럴 당 20달러 선에 머물렀으나 연말엔 50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유가 하락세가 둔화되면서 제품 가격이 올랐고 물량 또한 증가해 전체 매출액이 늘었다”며 “이외에 4분기 들어 수출이 증가한 것도 상당부분 기여했다”고 전했다.
비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5년 0.1%에서 지난해 4.4%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건설업이 2015년 0.9% 증가에서 지난해 5.9%로 대폭 늘었고 서비스업도 2015년 2.3%에서 지난해 5.7%로 올랐다. 이는 부동산 경기 호조에 영향을 받았다. 최 팀장은 “부동산 산업이 지난해 42% 확대됐다”며 “이로 인한 건설투자가 늘고 건설투자와 관련한 부동산임대 등 서비스 업종의 매출액도 동반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성장세 회복과 함께 수익성도 호조를 보였다. 외감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1%로 2010년 6.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원자재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경쟁력이 향상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외감기업의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80.5%였으나 지난해 79.1%로 축소됐다.
부문 별로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석유화학 금속제품 등이 전년 대비 매출액영업이익률이 크게 올랐다. 석유화학 업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5년 2.7%에서 지난해 6.6%로 상승. 금속제품 업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5년 4.9%에서 5.5%로 개선됐다.
안정성도 개선됐다. 외감기업의 부채비율이 2015년 100.6%에서 2016년 95.1%로 줄었고 차입금의존도가 2015년 27.1%에서 2016년 25.4%로 줄었다.
특히 기계전자 업종의 부채비율이 54.4%, 금속제품 업종의 부채비율이 64.3%, 석유화학 업종이 73.0%로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세 업종이 각각 15.5%(기계전자), 25.4%(금속제품), 23.4%(석유화학)으로 낮다.
<자료=한국은행> |
다만 이를 현금흐름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개선시킨 것을 알 수 있다.
업체당 평균 기준으로 기업의 평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92억원에서 2016년 100억원으로 증가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81억원에서 2016년 -78억원으로 줄었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유입은 늘었지만 투자지출은 줄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2015년 2억원에서 2016년 -17억원으로 지출이 늘었다. 따라서 순현금흐름은 2015년 기업 평균 14억원에서 2016년 5억원으로 줄었다.
최 팀장은 “기업이 전년에 비해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줄였다. 전년 대비 회사채 순상환이 6.2% 증가한 것을 볼 때 지난해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경영한 것을 알 수 있다”며 “이외에 취약업종의 부채감축 노력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