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와 싱가포르 대화은행(UOB)이 말레이시아 국영 투자기금 1MDB의 비리 스캔들로 각각 5억원, 7억원이 넘는 벌금이 부과됐다고 30일 자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

싱가포르 중앙은행이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 1MDB의 비자금 스캔들에 대해 약 2년간 진행한 국제 공조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내린 조치다.

싱가포르의 중앙은행 격인 싱가포르통화청(MAS)은 자금 세탁 방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CS에 70만싱가포르달러(약 5억7000만원), UOB에 90만싱가포르달러(약 7억3000만원)의 벌금을 각각 부과했다고 밝혔다.

MAS는 이들 금융회사들이 고객에 대한 신의성실 의무(due diligence)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MAS가 이 은행들의 관리 시스템에 폭 넓게 퍼져있는 취약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1MDB는 나집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는 목적으로 2009년에 설립한 회사다. 그러나 지난 2015년 말 13조 원에 육박하는 부채가 드러나면서 부실·비리 관련 조사를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나집 총리 개인 계좌에 8000억원이 흘러들어 간 정황이 당국에 포착되면서 본격적인 국제 공조수사가 시작됐다.

앞서 MAS는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에 520만싱가포르달러(약 42억원), 영국계 자산관리 업체인 쿠츠앤코(Coutts&Co)에 240만싱가포르달러(약 2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라비 메논 MAS 청장은 "2년에 가까운 1MDB 관련 수사와 점검을 통해 싱가포르의 금융기관은 더욱 강화된 돈세탁 감시체계를 갖추게 됐다"며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는 금융시장을 깨끗하게 지키려면 감시시스템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