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후손 뜨거운 교육열 한철 시장규모만 16조원
수능점수 높여주는 속옷 부적 점괘 영양제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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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홍성현 기자] 중국의 대입 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치러진다. 가오카오 시즌, 중국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가오카오 최종 대비 학원, 합격 기원 부적, 문구세트, 수험생에 좋은 각종 건강보조식품, 시험장 주변 호텔룸 예약 등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중국도 우리나라 처럼 교육열이 높은데, 특히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는 일생일대의 결정적인 순간으로 여겨진다. 중국 입시 교육이 산업화하면서 관련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관련업체들은 1000억위안(한화16조원) 규모의 ‘가오카오 특수’를 누리고 있다.
문화대혁명 종료 이듬해인 1977년 가오카오가 막 부활했을 때만해도 예상문제집 한권과 식비가 전부였던 일명 ‘가오카오 비용’은 2000년대 들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시험 대비 과외비, 시험장소 호텔방 대여료 등을 합쳐 1인당 5000위안까지 늘어난 것. 2010년 이후로는 일대일 보충 수업, 그룹 공부방 대여료 등 새로운 항목이 추가되며 비용이 4만위안대(개인차 있음)까지 증가했다.
가오카오 전날 호텔에서 시험대비를 하는 중국 학생들 <사진=바이두> |
중국인들이 가오카오에 얼마나 민감한지 알 수 있는 사례가 바로 숙소 예약이다. 매년 시험장 주변 호텔과 모텔 등 각종 숙박업소에는 가오카오 한달 전부터 예약문의가 빗발친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수백위안의 돈도 망설임 없이 꺼내 든다. 최근에는 가오카오 막판 대비를 위한 그룹 공부방 용도로 호텔 객실을 빌리는 것도 가오카오 풍경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가오카오 대박을 기원하는 중국 수험생의 간절함은 가오카오와 관련한 다양한 사회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중국 온라인 상에서 ‘가오카오 합격 기원’ ‘가오카오 점궤’ ‘가오카오 풍수(風水)’ 등 키워드를 넣고 검색하면 수백여건에 달하는 각종 광고 문구가 모니터 화면을 가득 채운다.
점궤 한 번 보는 가격이 약1000위안(17만원)에 달하지만, 유명 철학원의 경우 찾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뤄 인맥을 총동원하지 않으면 돈 내고도 못 볼 지경이다. ‘가오카오 풍수’는 수험생의 집에 방문해 풍수지리상 합격에 유리한 가구 배치, 색상 등을 조언해주는 서비스다. 수능 합격기원 부적 역시 한장에 수십위안에서 수백위안에 이른다.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물품은 최근 들어 ‘가오카오 전용 문구용품’까지 확대됐다. 타오바오(淘寶)의 한 문구판매업체는 이번 수능시즌에만 1만여건에 달하는 ‘가오카오 문구세트’ 주문을 받았다.
가오카오 문구세트에는 펜과 리필용 펜심, 자, 지우개, 답안지 마킹용 수성사인펜을 포함한 약 10가지 제품이 포함돼 있다. 특기할만한 점은 제품 위에 ‘가오카오 합격 기원’ '가오카오 대박'과 같은 문구가 각인돼 있다는 것. 중국 매체에 따르면 ‘롄중싼위안(連中三元 시험에서 잇달아 세 과목·세 차례에 걸쳐 우수한 성적을 거두다)’ 라는 글귀를 각인해 출시한 ‘가오카오 전용펜’의 경우 품절대란이 일기도 했다.
가오카오 전용 문구세트 <사진=바이두> |
이밖에 가오카오 시즌 인기상품으로는 합격기원 영양제(건강보조식품), 속옷, 신발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오카오 전용 속옷’은 실은 일반 속옷과 다를 바 없는 제품이지만, ‘가오카오 전용’이라는 타이틀 하나로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당초 가오카오 속옷과 신발은 금속탐지기를 무사통과하기 위한 대안으로 탄생한 것이었다. 수험생들은 가오카오 당일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보안검사를 받게 되는데, 이 때 경보음이 울려 당황하는 일을 방지하려는 것.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평범한 속옷이 ‘보안검사 무사통과 속옷’ ‘가오카오 전용 속옷’ 등의 타이틀을 달고 평소 가격보다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 이상 비싼 가격으로 판매된다.
한편, 2017년 가오카오는 7일부터 9일까지(일부 지역은 8일까지) 중국 전역에서 치러진다. 중국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가오카오 수험생은 지난 2008년 105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전환했으며, 2014년 이후로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올해는 가오카오 응시생이 약 940만명으로 지난해(2016년)와 비슷한 숫자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