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tvN ‘막돼먹은 영애씨 14’에서 순수한 청년을 연기하던 그가 SBS 아침드라마 ‘아임쏘리 강남구’에서는 상남자 냄새 물씬 풍기는 강남구로 분했다. 매해 쉬지 않고 연기의 폭을 넓혀 나가는 배우 박선호(25)의 이야기다.
박선호가 데뷔 4년 만에 성큼 주연 자리까지 올랐다. 아침드라마 ‘아임쏘리 강남구’로 제대로 시청자에 눈도장을 찍었다. 6개월간 긴 호흡의 드라마를 마치고 피곤할 만도 한데 여전히 활기가 넘치는 그다.
“‘아임쏘리 강남구’는 120부작이었어요. 매일 촬영했고 함께한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끝나면 공허함만 남겠다 싶었죠. 드라마가 종영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실감이 안 나네요. 내일이면 또 제가 촬영장에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촬영 현장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아침드라마의 주인공이다보니 어머님들과 유독 가까워졌다. 식당에 가면 당신의 아들이 온 것처럼 반갑게 반겨주는 사장님들, 또 반찬이라도 하나 더 주는 정에 감사함을 느꼈다. 뭣보다 이번 ‘아임쏘리 강남구’를 촬영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일은 드라마의 반전을 미리 내다보는 어머님들의 추리력이다. 사실이 밝혀지기도 전 ‘강남구가 친아들인 사실’을 어머님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만나는 어머님마다 제게 ‘남구야, 너 친아들인 거 언제 밝혀지냐’라고 물어보셨어요. 팔의 흉터라든가, 부모와 떨어지게 된 사연까지. 극의 초, 중반에 도훈(이인)이 재벌가의 친아들인 장치가 몰려있었는데도요. 그것과 별개로 어머님들은 드라마를 꿰뚫고 계셨죠. 드라마 흐름을 읽는 속도는 남달랐어요. 그게 바로 연륜이 아닐까 싶어요.”
매번 오디션을 치뤄 작품을 따냈던 그가 데뷔 ‘아임쏘리 강남구’로 감독님의 첫 러브콜을 받았다. 전작 MBC ‘다시 시작해’가 오작교가 되어준 셈이다. 쉬지 않고 작품을 할 수 있음에 또 한번 감사하다는 그다.
“신인이라 여러 작품을 할 수 있는 자체가 영광이에요. tvN ‘막돼먹은 영애씨14’에 이어 MBC ‘다시 시작해’로, 그리고 ‘아임쏘리 강남구’까지. 저는 운이 좋은 편이죠. 제안 받을 위치가 아닌데, 감독님께서 직접 연락도 주시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저를 믿어준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우 박선호가 되기 이전, 그는 ‘가수 연습생’ 박선호였다. 씨스타가 소속됐던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서 6년간 지냈다. 현재 데뷔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비투비, 빅스, 방탄소년단과 연습생 동기다. 춤과 노래가 좋아 가수를 꿈꿨던 그는 연기자로 전향했고, 지금도 이에 대해 큰 후회는 없다. 춤과 노래는 작품이나, 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보여줄 일이 있지 않겠느냐며 환하게 웃었다.
“가수로 데뷔하지 않더라도 저의 춤과 노래를 보여줄 수 있는 날이 곧 올 거라고 생각해요. 연기자도 대중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순간이 매번 오니까요. 작품이 없을 때 주기적으로 댄서 형들과 연습실에서 춤을 추고, 작사와 작곡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차곡차곡 쌓아놓은 노래들을 언젠가는 들려드릴 날이 올거라 생각합니다.”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날부터 그는 자신을 알아가는 것부터 하고 있다. 본인은 어떤 사람이고, 장단점은 무엇이고 매력은 어떤 것이 있는지. 물론 이 작업은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현재 박선호가 생각하는 자신의 매력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이다.
“많이 분석해보려고 했어요. 나 자신은 물론이고 배우, 영화, 드라마까지 모든 것을요. 그중에서도 가장 우선시 된 건 저 자신을 꿰뚫고 있어야하는 거죠. 제가 생각하기에 저의 장점은 얼굴에 선과 악이 공존하는 것이에요. 배우로서 큰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한 이미지에 고정되기보다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자신합니다.”
박선호의 롤모델은 배우 조인성이다. 만난 적은 없지만, 언젠가는 작품에서라도 마주할 날이 올것으로 믿는다. 그것도 허락되지 않는다면 아역이라도 해보고 싶다며 조인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조인성 선배님의 극중 젊은 시절 역할이 필요하다면, 제가 해보고 싶어요. 물론 아직까지 선배님께서 10대의 모습까지 다 소화가 가능하셔서 그게 문제네요(웃음). ‘더킹’에서 10대, 20대 모두 무리 없이 해내시더라고요. 교복을 입어도 청년처럼 멋있더라고요. 언젠가는 함께 작업할 날이 오지 않을까요?”
일단, 올해 박선호의 목표는 신인상이다. 매년 그의 목표는 신인상. 못 받아도 좋다. 하지만 이 목표가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2017년 연말 시상식에서 박선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
“2014년부터 제 목표는 신인상이었어요. 신인이 아니면 못 받는 상이죠. ‘올해는 신인상 받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하면 더욱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좌절할 이유는 없어요. 그저 목표를 정하고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저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뉴스핌 Newspim] 글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