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투자, 국내와 절차 똑같아"
"美·中 대형주 투자하면 실패 확률 적다"
[뉴스핌=이광수 기자] 345%. 최근 5년동안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Alphabet Inc)'을 보유했더라면 올렸을 수익률이다. 이 그래프를 목격한 직장생활 6년차 이수민 대리. 세상에 이럴 수 있나. 이 대리는 상당한 박탈감을 느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았다고 자부해왔던 이 대리. 그는 첫 월급부터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매달 은행 여러 곳에 예‧적금으로 분산시켜 놨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성실하게 은행에 돈을 저금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그가 챙긴 이자는 연 평균 2.5%다.
최근 5년동안 345% 상승한 알파벳 주가. 21일 기준. <자료=구글 주식> |
남들도 다 나와 크게 다를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하염없이 알파벳의 우상향 그래프만 바라보던 이 대리. 충동적으로 녹색 검색창에 '해외주식 직접투자'를 검색한다. 직장생활 내내 저축만 해오던 이 대리가 해외주식 투자의 세계로 한 걸을 내 딛는 순간이다.
◆ 국내주식 투자 절차와 똑.같.다
이 대리가 해외 주식투자를 생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절차가 복잡하고 어려울 것 같아 겁먹은 것이 사실. 하지만 의외로 쉬워 허탈했다. 국내 주식투자와 큰 차이가 없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먼저 지점을 방문하거나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해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기존 종합 계좌가 있는 투자자라면 몇 가지 약관을 읽고 동의 절차를 거친 후 거래하면 된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환전은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가능하다.
각 증권사 MTS를 통해 원화를 해당 국가 통화로 환전 할 수 있다. |
온라인 환전 절차가 까다롭게 느껴진다면 해외상품부나 지점에 전화해 환전할 수도 있다. 환전된 외화는 현금 입출금은 불가능하고 지점을 방문해 외화이체 방식으로 입출금 해야 한다. 은행을 계열사로 둔 증권사의 경우 은행 환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둬야 할 팁이다.
이상흔 NH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책임연구원은 "은행에서 환전해 증권사 계좌로 보내도 되고 증권사에서 바로 환전 할 수도 있다"며 "은행이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만 증권사 역시 비슷한 환율을 적용받는다"고 설명했다.
◆ 투자 국가 선택은 어떻게?
어느 국가에 투자해야할까. 돈을 쓰기위해서가 아니라 벌기 위한 목적이라 그런지, 여름 휴가지 선택보다 더 어렵게 느껴진다. 미국 등 선진국에 투자하자니 너무 많이 오른 것 같았고, 이머징국가에 투자하자니 아무래도 불안하다.
전문가들은 먼저 국내 시장에는 없는 매력을 찾아볼 것을 권했다. 이상흔 연구원은 "해외에 투자하는 목적이 국내 시장에 없는 매력을 찾겠다는 것"이라며 "가령 '4차 산업 혁명'에 투자하고 싶다면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글로벌한 기업들이 있는 미국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가 아니라 개별 산업과 기업으로 봐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민성현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 부장은 "미국시장과 중국시장이 많이 올랐다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중국 시장에 투자하라는 말이 많았는데 2007년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 다 잃었다. 지금은 중국시장이 과열됐다고 할 게 아니라 중국에서도 좋은 산업, 좋은 기업에 투자하면 된다는 식으로 마인드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부분 전문가들이 특정 국가를 추천해달라는 이 대리의 요청에는 "미국과 중국"이라고 답했다. 현재 국내 해외주식 투자의 80%가 미국과 중국에 몰려있기도 하다.
◆ 종목 선택은?…1등株 먼저!
이 대리가 해외 주식투자를 주저한 이유는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목돈을 투자한다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민성현 KB증권 부장은 이에 대해 "국내 주식은 잘아시냐"고 묻는다. 민 부장은 "이런 질문을 일선 PB들이 얘기하기도 한다. 그럴 때 저는 '그렇다면 국내주식은 잘 아는지' 물어본다"며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각 산업의 1등 기업, 성장산업의 선두에 있는 기업들을 사면 된다. 그게 가장 좋은 승률을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쉽게 답한다.
이상흔 연구원 역시 "정보의 장벽은 분명히 있다. 해당 국가의 언어를 잘 아는 투자자라면 문제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형주 투자를 권한다"며 "한국도 삼성전자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시가총액이 작은 코스닥 기업에 대한 정보는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해당 국가의 대형주, 대표주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의 대형주는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관련 보고서를 꾸준히 내고 있어 정보를 얻기에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 세금이 많다고요?…"벌어서 내는 게 낫다"
"벌어서 낼 건지, 안 벌고 안 낼 건지 선택하라고 하면 벌어서 내는게 낫지 않아요?" 민성현 부장은 해외주식에 붙는 양도소득세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한다. 해외 주식의 경우 1년 수익금을 합산한 양도차익에 대해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양도소득세를 내야한다. 민 부장은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 되면 코스피 지수와 S&P500 지수의 격차는 점점 커질 것"이라며 "세금을 내지 않고 코스피에 있을건 지, 세금을 내서라도 승률이 높은 해외 주식에 투자할 지는 본인 선택의 문제"라고 했다.
해외 펀드와 비교해선 장단점이 있다. 해외펀드는 수익의 15.4%를 세금으로 낸다. 숫자로만 따져보면 해외펀드가 해외주식보다 유리하다. 다만 해외 주식은 1년 기간을 합산해서 차익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세금도 없는 반면, 펀드는 개별 펀드당 수익이 난 부분에 대해 15.4%의 세금을 낸다. 다른 펀드에서 마이너스가 생겨 총합으로 손실을 봐도 어쩔 수 없다.
또 양도소득세는 종합소득세에 포함이 안 돼 종합소득세율이 22%보다 높은 투자자들에게는 절세효과가 있다. 이상흔 연구원은 "이자소득이 있는 투자자들은 해외 펀드 투자보다는 해외주식 직접 투자가 세금적인 측면에선 올바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