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이준익 감독이 박열 후손을 만난 일화를 털어놨다.
이준익 감독은 22일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박열의 후손들이 있다. 후손들한테 박열이라는 실존 인물을 지나치게 미화해도 거짓말이고 폄하해서도 안됐다. 그래서 오롯이 박열이 그 행동을 했던 신념만 반듯하게 몰고 나갔다. 그래야 후손들이 봐도 불만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에 박열의 후손을 언제 처음 만났냐고 묻자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한국에 거주 중인 박열의 손자를 만났다. 보고 나서 좋다고 하더라. 다만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가 박열이라고 하면 할머니가 후미코라고 생각하고 일본인 후손이라고 놀림을 당했다고 했다. 그래서 이 영화로 그런 오해가 없길 바랐다. 나 역시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엔딩크레딧에서 박열이 이후 장의숙 여사와 결혼하고 자녀를 낳았다고 자막을 넣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중한의 후손을 만난 이야기도 전했다. 이준익 감독은 “그분들이 이야기를 듣고 연락이 왔다. ‘박열’을 찍으면 반드시 김중한이 나올 텐데 영화 속에서 김중한이 내부고발자로만 비칠까 걱정했다. 할아버지니까 당연하다. 그리고 사실 김중한도 그 후에 엄청난 독립운동을 해서 러시아에서 총살당했다. 하지만 우리 영화에서는 특정 부분만 나오다 보니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거다. 그래서 고문 장면에서 아나키스트의 정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준익 감독은 혹 자신의 말이 또 다른 오해를 낳을까 우려하며 “그분들이 억지를 부렸다는 게 아니다. 굉장히 젠틀하고 훌륭하신 분들이었다. 자신의 선조이긴 하지만 역사를 사유화하지 않는다. 내 조상이기 이전에 올바른 정신을 갖고 행동했던 분이라는 공적 가치를 우선한다. 가치 있는 목적을 하기 때문에 자기들은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며 “놀라고 멋있지 않느냐. 따지고 보면 그 어른에 그 손자”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준익 감독의 신작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 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이제훈)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최희서)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렸다. 오는 28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