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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공방] ‘열정페이’도 무한도전?…편의점 알바생 月 15만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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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만 살아봐도 이 돈으론 내 몸뚱이
하나 유지하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될꺼다"

[뉴스핌=이성웅 기자]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시기상조라는 사용자 측과 1만원 돼야 살만하다는 노동계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데요. 과연 현재의 최저임금으로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은 어떨까요? 최저임금으로 생활하는 윤성수(27)씨의 한달을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했습니다.

1시간 일하면 6470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내가 받는 시급이다. +10원, -10원도 없는 정확한 최저임금 기준으로 급여를 받고 있다.

요즘은 그나마 예전보단 살기 좋아졌다. 대학교 1학년 땐 편의점도 직영점이 아니면 최저임금을 안 주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생활이 윤택해졌냐? 그건 절대 아니다. 급여로 점주랑 불편할 일이 없어졌을 뿐이다.

편의점 근무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총 7시간이다. 일당 4만5290원을 버는 셈인데, 한달에 20일 정도 일하면 한달에 약 90만원을 번다. 대타로 일하는 경우까지 합해도 월 100만원 이상 벌기 어렵다. 세금 떼고 나면 실 수령액은 88만원 수준.

<사진=뉴시스>
 
이걸로 한달 살 수 있냐고? 사실 어쩌다 국회의원들이 최저임금으로 살아보기 체험이랍시고 언론에 등장하는 모습 보면 속이 부글부글하다. 900원짜리 신문 사 보면서 '문화생활도 즐겼다'라고 할 땐 울화도 치밀었다.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나는 현재 서울 노량진에서 자취를 하며 취업을 준비 중이다. 학교는 졸업만 유예한 상태. 일반 기업의 마케팅·홍보 직군을 노리고 있어 남들처럼 학원비가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생활만 해도 매달 간당간당하다.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만 한번 얘기해보자. 내가 사는 고시원 방은 1평이 조금 넘는다. 침대와 책상이 전부다. 원룸에 비해 월세가 싸다는 것 빼곤 매력이 없는 답답한 이곳의 월세는 35만원이다.
 
통신비 기본료 폐지한다는 얘기 나와서 기대했었는데, 도로 아미타불. 1년 전에 핸드폰을 바꿨는데, 아직도 할부의 노예다. 한달에 나가는 통신요금이 할부금 포함 5만원이다.

가능하면 식사에 돈을 많이 쓰고 싶지 않지만, 요즘 웬만한 식당에서 한끼 먹으면 6000원은 나온다. 점심엔 유통기한이 지나 폐기된 편의점 도시락을 먹기도 하지만, 그것도 매일 나오진 않는다. 저녁까지 편의점 음식 먹기도 고역이다.

그래서 돈 조금이라도 아낄려고 아침은 굶는다. 일은 한달에 20일 하는데, 밥은 매일 먹어야하니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는다. 한달에 줄이고 줄여도 기본 식비 25만원은 나온다.
<사진=뉴시스>

그나마 교통비는 많이 안든다. 솔직히 얘기하면 어디 나갈 일을 만들지 않는다. 취업 스터디도 노량진에서 잡았고, 알바도 고시원 근처다. 이 정도면 행운이다. 한달에 많이 써봐야 4만원 나올거다.

생각보다 부담되는 지출이 토익이다. 대한민국 취준생인 이상 토익의 노예다. 한번 응시료가 4만4500원인데, 점수는 왜 이리 안나올까. 올해 초부터 한달에 한번 꼴로 보고 있다. 기업마다 요구하는 영어 성적이 달라 가끔 더 비싼 응시료의 토익스피킹이나 오픽 시험도 본다. 돈은 학원들이 다 벌어가는 것 같다.

이래저래 기본적으로 나가는 돈을 빼면 결국 내가 순수하게 쓸 수 있는 돈은 15만원이 조금 안 된다.
  
서울 신촌 대학가에 위치한 카페. 대학생들이 계절학기 수업 자료나 토익 책, 자격증 수험서를 펴놓고 공부를 하고 있다. [뉴스핌DB]
여기저기서 슬슬 들려오는 여자 동기들의 결혼식에 축의금을 내고, 인적성검사 대비용 문제집을 사고, 한달에 서너차례 친구들과 술자리라도 가질라치면 5만원이 채 안 남는다. 내가 흡연자가 아님에 감사한다. 연애는 꿈도 못 꾼다.

옷 사본 지가 언젠지, 공연 본 지가 언젠지 도통 기억나지 않는다. 올해 안에 꼭 취직하고 싶다. 언제까지 '열정페이'라는 이유로 88만원을 받고 살아야 할지 오늘도 잠을 못 잘 것 같다. 한 달만 살아봐도 이 돈으론 내 몸뚱이 하나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꺼다.

88만원은 그저 '수명'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돈이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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